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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앗아간 기록적 바람…추석 앞둔 농가들은 ‘낙심’

등록 2019-09-08 18:40수정 2019-09-08 20:37

태풍 ‘링링’이 할퀴고 간 한반도
강화 등 16만여가구 ‘정전’ 큰 불편
벼·낙과…농작물 ‘7천㏊’ 넘게 피해

북한서도 전신주 등 잇단 피해보도
지자체들, 정전 등 긴급복구 속도
호우 예보 제주·남부 2차피해 우려
8일 오전 전남 순천시 낙안면 신기마을의 한 과수원에서 김근철씨가 태풍 ‘링링’으로 땅에 떨어진 배를 들여다보고 있다. 낙안면에서는 농가 180가구 가운데 50% 이상이 낙과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순천/연합뉴스
8일 오전 전남 순천시 낙안면 신기마을의 한 과수원에서 김근철씨가 태풍 ‘링링’으로 땅에 떨어진 배를 들여다보고 있다. 낙안면에서는 농가 180가구 가운데 50% 이상이 낙과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순천/연합뉴스
7일 한반도를 강타한 13호 태풍 ‘링링’으로 전국에서 3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일요일인 8일 긴급 복구작업이 시작됐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국 곳곳에 비가 내려 복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에는 9일까지 최대 15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기상청 설명 등을 종합하면, 태풍 링링이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7일 전국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다. 특히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54.4m를 넘겨 흑산도 관측 이래 두번째, 역대 태풍에 따른 최대 풍속 5위를 기록했다.

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온 이번 태풍으로 전국에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충남 보령에서는 ㄱ(75)씨가 농기계 창고 지붕을 점검하다 강풍에 날아가 숨졌고, 인천에서는 버스기사 ㄴ(39)씨가 인하대 병원 후문 주차장에서 강풍에 무너진 담벼락에 깔려 변을 당했다. 경기 파주에서는 ㄷ(61)씨가 골프연습장 건물 지붕에서 보수 공사를 하다 강풍에 뜯긴 지붕 조각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전국적으로 주민 12명과 안전 조처에 나선 소방공무원, 경찰관 1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민간시설 928곳과 학교, 도로 등 공공시설 2714곳 등 모두 3600여곳에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과 제주 등에서는 강풍에 선박 35척이 뒤집혔다. 정전으로 인천 강화도 전역(2만1천여 가구)을 포함해 전국 16만1646가구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강풍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커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8일 현재까지 농작물 피해는 7145㏊(약 2161만평)로 잠정 집계됐다. 4253㏊에서 벼가 쓰러졌고 1735㏊는 침수됐다. 과수원 1157㏊에서 사과와 배 등 낙과 피해를 봤으며, 비닐하우스 피해 면적은 42㏊로 집계됐다.

피해가 집중된 경기도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정전 피해가 발생한 3만4280가구 중 98%인 3만3604가구가 복구됐다. 경기도는 이달 27일까지 인명·시설피해 현지조사를 벌이는 등 정확한 태풍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이재민에게 구호비와 재난지원금을 선지급해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4시 이낙연 총리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어 응급복구와 복구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태풍 ‘링링’으로 한라봉을 재배하는 시설하우스가 파손되는 피해를 본 농민이 8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복구 작업을 하는 해병대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태풍 ‘링링’으로 한라봉을 재배하는 시설하우스가 파손되는 피해를 본 농민이 8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복구 작업을 하는 해병대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링링 북상으로 북한 지역에서도 각종 피해가 이어졌다. 북한은 태풍 링링으로 8일 현재까지 5명 사망 등 총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국가비상재해위원회에 현재까지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5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국적으로 210여동에 460여세대의 살림집과 15동의 공공건물이 완전 및 부분적으로 파괴되거나 침수됐다”며 “4만6천200여정보(약 458㎢)의 농경지에서 작물이 넘어지거나 침수 및 매몰됐다”고 전했다. 458㎢은 여의도 면적(2.9㎢)의 157배에 달하는 규모로, 태풍이 북한 최대 곡창지대 중 한 곳인 황해도를 관통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청은 8일 아침 9시께 태풍 링링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서쪽 약 160㎞ 육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해 소멸했다고 밝혔다. 또한 9일까지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고, 산지 등에서는 150㎜ 이상의 비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박경만 송인걸 최예린 정대하 노지원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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