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에 열린 ‘서리풀 축제’에서 어린이와 성인들이 서울 강남구 반포대로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분필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초구는 당시 경찰과의 별도로 협의하에 차량을 통제했다. 서초구 제공.
서울 시내 한양도성(사대문) 안에서만 운영됐던 ‘차 없는 거리’가 강남에서도 운영된다. 차 없는 거리는 서울시가 자치구와 경찰과 협조해 특정일에 한해 정오부터 저녁 6시까지 차량을 통제하는 정책이다.
서울시는 “각 지역별 특성이 드러나는 행사와 함께 차 없는 거리가 확대될 것”이라며 “오는 21일에는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29일에는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차 없는 거리가 시범운영 된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야간행사가 열리는 강남에는 시간을 연장해 차량을 통제하기로 했다.
‘제5회 서리풀페스티벌’ 시작되는 21일 서초3동 사거리에서 서초역까지 1㎞ 구간의 반포대로에서는 차량이 통제된다. 이날 오후 5시40분께 도로 아스팔트 위에서 어린이, 학생, 성인들이 함께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행사가 열린다. 밤 7시에 열리는 야간음악퍼레이드에서는 1000여명의 출연자가 차가 없는 반포대로를 걸으며 음악공연을 펼친다.
봉은사역에서 삼성역까지 0.6㎞ 구간인 영동대로에서는 ‘케이팝 퍼레이드'가 29일 오후 4시 개최되며 차량이 통제된다. 영동대로 코엑스 앞 도로는 롤러스케이트장, 케이팝 댄스교실, 비보이 대결 등이 열리는 놀이터로 바뀐다. 이화사거리에서 혜화로터리 960m 구간의 대학로에서도 다음 달 13일 차 없는 거리가 운영된다.
지난 6월 차 없는 거리가 운영된 대학로 일대에서는 ‘거리예술 버스킹’을 비롯해 지역상인,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가 열렸다.
‘차 없는 거리 정책’은 박원순 시장이 지난 7월 콜롬비아 보고타를 순방하며 발표한 ‘보행친화도시 신전략’의 일환이다. 박 시장은 서울에서 도로·교통 계획을 세울 때는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을 녹색 교통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 아래 자치구와 함께 차 없는 거리를 내년에는 더 늘려갈 예정이다. 시범사업 대상 지역은 △이태원 관광특구 △남대문 전통시장 △강남 가로수길 △종로 돈화문로 등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시 교통정책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바뀌어 갈 것”이라며 “차 없는 거리가 늘어나면서 지역상권과 공동체가 살아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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