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전환직종 차별실태 폭로 기자회견’이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이정규 기자
2016년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김아무개군 사고 이후 서울교통공사가 하청업체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전환된 직원들이 ‘임금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26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교통공사 전환직종 차별실태 폭로 기자회견’을 열어 “김군이 사망한 지 3년이 지났고, 김군의 동료들이 하청업체에서 공사 정규직으로 전환된 지도 3년이 됐다”며 “지난 9월1일은 정규직 전환 합의에 따라 이들이 7급보에서 7급으로 전환돼야 하는 날이었지만, 이날 김군 동료는 견습기간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7급보’라는 차별적 신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는 2017년 하청업체 비정규직 1285명의 신분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이들을 다시 정규직 ‘7급보’로 조정했다. 노사 합의에 따라 이들은 근무 기간 3년을 채우면 7급보에서 7급 정규직으로 임용된다.
문제는 석달 동안의 ‘견습(수습)기간’이다. 7급보 직원들이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석달 동안 견습기간을 거쳤지만, 공사가 이 기간을 노사 합의에 명시된 ‘근무기간’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노동자의 7급 전환은 9월에서 오는 12월로 석달 늦춰졌다. 7급보는 7급보다 월 15만원가량 임금을 덜 받는다. 유성권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쟁의지도국장은 “스크린도어 수리 업무를 해온 직원에게 정규직이 됐다는 이유로 견습기간을 둔 것부터 말이 안 된다”며 “더욱이 기존 공사의 정규직들은 ‘견습기간'을 근무기간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공사에 무기계약직으로 들어 올 때, 견습기간 3개월이 끝나야 입사하게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승진소요연수를 정규직 공채와 달리 견습기간 3월을 빼고 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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