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감사원의 ‘비정규직의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한 서울시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채윤태 기자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11일 “일반직 전환과 관련한 서울시의 시행방안 수립, 업무 부당처리에 대한 감사원 지적은 ‘구의역 김군 사고’로 불거진 비정규직 정규직화 시대요구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결여된 채 이뤄진 것”이라며 ‘비정규직의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대한 감사원의 재심의를 청구했다.
서울시는 “무기계약직이라는 제도 자체를 없애 노동현장에서의 차별을 개선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는데, 감사원이 일반직 전환의 절차를 지적하면서 이와 연계된 정책 판단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지적한 사항 가운데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정책 시행방안 수립 부적정 및 일반직 전환 업무 부당 처리 △7급보의 7급 승진시험 추가실시 합의 및 시험 관리 부적정 △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등 용역의 직고용 전환 업무 부당 처리 △특수차 운전 분야 채용업무 부당 처리 등을 재심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의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한 후 브리핑실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는 부당하게 탈락시켰다고 감사원이 지적한 지원자에게 다시 입사 기회를 주기로 했다. 공사는 피해를 입은 6명의 여성 지원자 가운데 입사를 희망하는 4명에 대해 오는 10월말 입사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앞서 감사원은 옛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가 2016년 7월 전동차 검수지원 분야 및 모터카·철도장비 운전 분야 무기계약직을 공개 채용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여성지원자 6명을 탈락시켰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2017년 승장강안전문보수원 채용 시 필기시험 단계에서 채점오류로 탈락한 6명 가운데 희망하는 5명에게 10월 중 필기시험 다음 단계인 면접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한다.
감사원은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서울교통공사에 대해 일정한 평가 절차 없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김태호 공사 사장의 해임을 서울시에 권고한 바 있다. 감사원은 또한 정규직 전환자 1285명 가운데 15%가량이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감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도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 비리가 없었던 것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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