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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태움 사망’ 책임지고 서울의료원장 사임

등록 2019-12-02 18:47

서울의료원, ‘감정보호위원회 신설’ 등 혁신안 발표
한편에선 “인적쇄신 구상안 미흡하다” 지적 나와
지난 9월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관련 진상대책위 보고회’. 채윤태 기자.
지난 9월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관련 진상대책위 보고회’. 채윤태 기자.
서울의료원에서 일하던 서지윤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태움)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서 간호사에 대해서는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하기로 했다. 서울의료원은 ‘태움’ 문화 등을 막기 위해 혁신안을 발표했으나, 인적 쇄신 구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김민기 원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리더십으로 후속 대책안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 본인 뜻”이라고 2일 밝혔다. 서울의료원도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관리하는 ‘감정보호위원회’ 신설을 포함한 혁신안을 이날 발표했다. 혁신안은 △‘감정노동 보호위원회' 신설 △경력간호사로 구성된 간호사 업무지원 전담팀 운영 △간호부원장 제도 장기적 검토 △비상임감사 기능 강화 △고 서지윤 간호사 순직에 준하는 예우 추진 등이다. 서울의료원이 만들 감정노동보호위원회는 전문인력이 상주하며 직장내 괴롭힘 대응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7명 이내의 전문인력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조사하고 재발을 방지한다. 경력간호사로 꾸려질 30명 이내의 ‘간호사 지원전담팀’도 선임간호사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신규간호사의 업무적응을 돕는다.

서울시는 이날 발표한 서울의료원 혁신안이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관련 진상대책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참조했다고 밝혔으나, 진상대책위 관계자는 “권고안과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한 강경화 한림대 교수(간호학과)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인적쇄신이 미흡한 혁신안이 나왔다. 진상조사 과정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보복성 인사가 감행된 진술이 다수 발견됐다. 원장과 간호부원장은 주요 경영진은 외부인사가 맡고, 비상임감사가 아닌 ‘상임감사’를 공개채용해서 원장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유식 서울의료원 혁신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대책위에서 경영진 교체와 인적 쇄신을 권고했지만, (혁신위에서는) 경영진 문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이에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간호부원장과 상임감사를 외부에서 데려오는 일은 이사 숫자가 법적으로 한정 돼있다보니 시간이 걸린다”며 “향후 법 개정을 통해 서울의료원 이사진을 개편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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