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품격, 국민에 대한 예의도 없는 이 사람 한때 대통령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 나타난 전두환씨.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두환씨의 ‘12·12 군사반란’ 호화 오찬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13일 페이스북에 “황제골프에 이어 12·12 쿠데타 기념 호화 오찬이라니 국민의 정의감이 운다”며 “광주시민과 국민은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입었다”고 적었다. 그는 “최소한의 품격도 국민에 대한 예의도 없는 이런 사람이 한때 대통령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며 “광주학살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5·18관련 재판은 알츠하이머병을 핑계로 재판 출석을 거부하면서 어떻게 이런 뻔뻔하고 몰상식한 망동을 계속할 수 있는지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며 1000여억 원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티면서, 1인당 20만원 상당의 샥스핀 코스 요리에 와인까지, 그런 여윳돈이 다 어디에서 난 거냐”며 “1980년 5월 한 사람의 청년으로서 광주시민과 함께하지 못한 죄의식에 아직 ‘마음의 빚’을 안고 사는 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어 “민주주의를 역행한 쿠데타, 수천의 광주시민에 대한 학살, 민주주의 열망을 군홧발로 짓밟은 독재자에게 남은 것은 이제 재판정에 나와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2·12 군사반란’이 벌어진 지 40년이 되는 12일, 반란 주모자 전두환씨를 비롯한 10명은 서울 강남의 고급 식당에서 샥스핀을 곁들인 오찬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반란 주역은 최세창 전 3공수여단장,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이다. 이들은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진압에 가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바 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