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청에서 열린 남북상생운동본부 출범식에서 ‘남북상생기금 운동의 의의와 성공을 위한 제언’이란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경기도 고양시민들이 남북 민간교류 활동을 위한 ‘남북상생기금’ 모으기 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고양평화누리, 고양종교인평화회의 등 고양지역 시민사회 인사들로 꾸려진 ‘남북상생운동본부’는 3.1운동 100주년인 지난해 시민들이 남북교류에 앞장서자는 취지로 상생기금 모으기 운동을 시작해 한 달여 만에 ‘씨앗 기금’ 1400여만원을 조성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달 16일 ‘100인 추진위원회’ 결성에 이어 지난 20일 일산동구청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남북상생운동본부는 출범선언문에서 “정부는 대화를 통한 화해와 평화, 상생과 번영을 외치지만 주변 강대국들의 횡포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유엔 제재 대상도 아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길도 열지 못하고 있다”며 “민초들이 앞장서서 70년간 끊어졌던 한반도의 허리를 싸매고, 오랜 세월 막혔던 민족의 혈맥을 연결하여 다시 피가 흐를 수 있도록 치유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남북상생운동본부는 시민 누구나 손쉽게 통일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남북상생기금 모으기 운동을 벌인 뒤, 기금을 쌓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필요한 교류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교류사업으로는 △북녘 가정에 거위나 닭 한 쌍을 보내는 ‘거위의 꿈’ 운동 △북녘 어린이에게 털목도리 짜 보내기 운동 △북녘 농민을 위한 농기구, 비료 보내기 등이 있다.
남북상생운동본부는 나상호 고양시체육회장, 이은형 일산성당 주임신부, 장향희 든든한교회 담임목사, 정각 원각사 주지 스님,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이 상임공동대표를, 최준수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가 본부장을 맡았다.
처음 이 운동을 제안한 최준수 본부장은 “지난해 3.1운동 100주년과 4·27 인간띠잇기 운동 등을 거치면서 평범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통일 평화운동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남북상생기금을 모아 민이 앞장서는 교류활동을 하기로 했다. 100년 전 우리 민족을 일깨웠던 만세운동처럼 고양에서 시작한 이 운동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일기금 대신 상생기금이란 말을 사용한 것은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교류하고 함께 살기 위해 모으는 돈이란 의미”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사회, 문화, 체육 등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류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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