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가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의 반지하 집과 동네가 폭우로 물에 잠기는 장면의 세트장을 복원할 계획이다. 고양시 제공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차지하며 열풍을 이어가자, 여러 지방정부가 ‘기생충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기생충> 촬영지 일대를 관광코스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2월 중 국내 안팎의 유명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 있는 개인)와 봉준호 감독 영화 팬들을 초대해서 촬영지 중심으로 사전 답사를 벌인다”며 “이후 <기생충> 촬영지 일대를 관광 코스로 만들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서울 마포구는 <기생충> 촬영지를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다. 대표적인 곳이 영화에서 ‘우리슈퍼’로 나온 ‘돼지슈퍼’다. 마포구 손기정로 32에 있는 곳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기우(최우식)가 친구와 술잔을 주고받으며 과외 아르바이트를 제안 받은 곳이다. 돼지슈퍼 인근에는 기생충 촬영지로 쓰인 동네 계단도 있다. 마포구는 돼지슈퍼 주변에 포토존을 만들 예정이다. <기생충> 촬영지를 중심으로 마을여행 골목투어 코스도 개발한다.
경기 고양시는 <기생충>을 촬영한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의 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 세트장을 복원해 체험관광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곳에서 기택(송강호)의 반지하 집과 골목을 정교하게 만들어 폭우에 동네가 물에 잠기는 장면 등을 촬영했다. 스튜디오 안에 있는 대형 수조에 20동 40가구를 세트로 만든 뒤 인근 하천에서 떠온 물 50t을 퍼부었다.
전북도도 <기생충>을 찍은 세트장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봉 감독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상림동에 있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기생충> 전체 77회차 가운데 46차(59.7%)를 촬영했다. 특히 영화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동익(이선균)의 집과 정원 장면 촬영은 모두 이곳에서 이뤄졌다. 도는 <기생충>의 세트장 복원 등을 통한 여행 체험 1번지 조성에 나서겠다고 이날 밝혔다.
경기 고양시가 영화 <기생충>을 촬영했던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 세트장을 복원해 체험관광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고양시 제공
봉준호 감독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대구 남구는 ‘봉준호 기념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대구 남구는 “봉 감독이 나고 자란 봉덕동·대명동 일대 주민들의 성원과 요청에 따라 이와 관련된 영상문화사업 육성 및 관광콘텐츠 개발을 위한 구상에 들어갔다”고 이날 밝혔다. 남구는 먼저 지난해 예산 확보에 실패했던 ‘대덕시장 재생 영상콘텐츠산업 인프라(지식산업센터) 건립’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경만 이정규 김일우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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