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 내에 방탄소년단 6주년 기념 광고가 붙어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아이돌 팬덤이 서울 지하철 역사 내 광고판 풍경을 바꾸고 있다. 서울 시내 지하철 광고 5건 중 1건이 아이돌(연예인) 광고일 정도로 아이돌 광고판 개수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7일 서울 지하철 1~8호선 역사 내 광고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전체 광고 1만468건 중 2166건이 아이돌·연예인 광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광고 건수를 기록한 아이돌 그룹은 방탄소년단(BTS)으로 총 277건이었다. 엑소(EXO)가 165건, 워너원이 159건, 엔시티(NCT)가 127건, 뉴이스트가 44건으로 뒤를 이었다. 여성 아이돌 그룹 중에서는 아이즈원(IZ·ONE)이 40건, 트와이스와 블랙핑크가 각각 22건을 기록했다. 개인별로 보면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광고가 46건, 엑소 백현의 광고가 35건이었다.
배우 임수향이 자신의 광고판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연예인 지하철 광고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팬덤 문화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에 76건에 불과했던 연예인 지하철 광고 건수는 2019년에 2166건으로 28배 성장했다. 지하철 광고가 인기 척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인식되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광고를 원하는 장소에 게재하기 위한 팬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고를 한 후에는 팬들이 직접 광고판을 찾아가 응원 포스트잇을 붙이고, 연예인이 자신의 광고판에서 인증샷을 찍어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거나 지인의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한 일반인들의 이색 광고도 등장하는 등 광고 문화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 있는 광고 장소는 유동인구가 많고 소속사가 밀집한 강남역과 홍대입구역, 합정역, 압구정역, 명동역 등이었다. 광고비용은 한달 기준으로 최대 450만원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자체 광고심의위원회를 열어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 후 광고를 게재한다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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