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왼쪽)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과 이재준 경기 고양시장이 4일 고양시청에서 ‘고양시·LH 지역개발 상생 협력방안'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방 폐쇄했던 경기도 고양시 지하철 3호선 삼송역 환승주차장을 즉시 재개방하고 고양지역 사업지구 내 공공시설 설치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이 그동안 LH에 공공개발 이익의 지역 환원을 요구해 온 데 따른 것이다.
이재준 고양시장과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4일 고양시청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고양시·LH 지역개발 상생 협력방안'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송역 환승주차장은 이날 즉시 개방됐다.
이 시장은 앞서 지난달 11일 삼송역 환승주차장에 현장 집무실을 설치해 운영하면서 LH의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 대책 등을 추진해 왔다.
LH는 삼송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라 180면 규모(8926㎡)로 삼송역 환승주차장을 조성한 뒤 2014년 6월 무료 개방했으나, 2018년 6월 해당 부지 유상공급 계획에 따라 주차장을 일방 폐쇄하고 유상매각을 추진 중이었다. 환승주차장 폐쇄로 삼송역 주변 상가와 주택가 골목은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았고, 전철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져 왔다.
LH와 고양시가 맺은 상생 협력방안의 내용을 보면, LH는 고양시에서 시행하는 각종 사업과 관련된 도로·철도, 대중교통시설(환승시설, 차고지 등) 확충·정비, 창릉 새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 사업지구 내 공공시설을 설치할 때 공공성 등을 살펴 주민편의시설 조성(공급)에 적극 협력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삼송·지축·원흥역 환승시설 설치 등 광역교통개선대책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에 협조하기로 했다. 특히 협력방안 이행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해 상시 운영하는 등 소통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달 1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3호선 삼송역 환승주차장에 설치된 이재준 고양시장의 현장 집무실. 박경만 기자
LH는 그동안 고양시에서 삼송, 원흥, 향동, 지축, 장항지구 등 5개 공공택지지구와 덕은 도시개발사업지구까지 총 6개의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공공시설인 주민센터와 주차장, 도서관, 문화·복지·체육시설 등은 관련법에 따라 지자체가 매입·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고양시는 6개 택지개발지구 중 공급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장항·덕은지구를 제외한 도시기반시설 43곳의 토지 매입비만 4400억원에 달하며, 건물까지 지을 경우 약 1조원가량을 투입해야 택지지구의 필수 기반시설을 조성할 수 있다며 LH에 개발이익 지역 환원을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국토교통부에 LH가 택지개발을 할 때 조성원가로 공급하고 있는 필수 기반시설에 대해 사업시행자가 기반시설물을 설치하도록 법령·지침을 개정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이재준 시장은 “LH와 이견도 많았지만, 절충점을 찾아 갈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상생협력방안 체결로 창릉 3기 새도시와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한 도시재생사업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변창흠 LH 사장은 “앞으로도 고양시와 상생의 동반자로 3기 새도시 및 원도심 재생 등 고양시 내 사업 추진에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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