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분당지역 4만7천여가구에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페인트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접수해 원인까지 찾아내고도 이틀 동안 이를 공지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부터 ‘분당지역 아파트단지 수돗물에서 페인트 냄새와 화학약품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런 민원은 15일까지 100건 넘게 접수됐다. 원인조사에 나선 시는 지난 12일 분당3배수지(분당구 구미동) 2개 구역 중 1개 구역(7500t 탱크) 내부 방수공사를 마친 뒤, 건조과정에서 환기구를 통해 다른 구역으로 도장재(페인트) 냄새가 흘러들어 가 이 구역에서 배수하는 수돗물에 냄새가 섞인 사실을 확인했다. 분당구 7개 동(정자동, 정자1동, 금곡동, 구미동, 구미1동, 동원동, 대장동) 4만7183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는 지난 15일 밤 10시까지 배수지와 상수도 관로 안 냄새가 나는 수돗물을 모두 빼고, 수돗물을 저장하는 아파트 저수조 등도 물을 뺐다가 새로 담수하도록 했다. 그러나 시는 이를 시민들에게 제때 알리지 않고, 16일 오후에서야 성남시 홈페이지에 안내문 형식으로 공지했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먹는 물에 문제가 있으면 곧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인데도 이를 뒤늦게 공지한 것은 누군가 문제 삼지 않으면 감추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성남시는 “민원이 접수된 현장 조처를 우선하느라 공지가 늦어진 것 같다”며 “피해 지역 내 31개 장소에서 채취한 수돗물의 유해성분 검사에서는 모두 기준치 이하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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