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전국 첫 기본소득 조례 제정나서

24일 기본소득 조례 상정…기본소득 시행근거 마련
도지사 책무로 명시, 경기도도 찬성해 통과 가능성 커

4월20일 경기도 수원시 화서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들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선불카드를 신청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최근 기본소득을 놓고 여야 정치권의 논의가 뜨거워진 가운데, 경기도의회가 광역의회로서는 처음으로 기본소득 지급을 뒷받침하는 조례를 제정할 전망이다. 기본소득 추진을 도지사의 책무로 명시하고, 5년마다 기본소득 종합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오는 24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원용희(고양5)·김인순(화성1) 의원 등 16명이 공동발의한 ‘경기도 기본소득 조례안’을 본회의에 상정한다.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 경기도민의 안정적 생활기반을 조성하고 기본권 보장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취지의 이 조례안은 지난 12일 해당 상임위원회인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다. 의원 16명이 공동 발의한데다 경기도 역시 조례 제정을 적극 환영하고 있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조례안은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기본소득의 개념을 재산·소득·노동활동과 관계없이 경기도 내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개별적·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금전 또는 지역화폐로 규정했다. 아울러 기본소득 추진을 도지사의 책무로 규정하고, 재원 마련과 안정적 시책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기본소득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심의·자문하는 기본소득위원회 구성 △기본소득 시행을 위한 5년 단위 종합계획 수립 △기본소득 추진 시·군에 재정 지원 등이 그 구체적인 내용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쪽 관계자는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의 당초 목적을 이제 조례로 제도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본소득 추진을 도지사 책무로 규정해 체계적 추진이 가능해졌고, 이번 조례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기본소득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관내 청년들에게 연 100만원씩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했고, 최근 코로나19 감염확산을 계기로 도민 1명당 10만원씩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바 있다. 이 지사는 단기적으로는 주민 1명당 연 20만원에서 장기적으로 연 600만원까지 기본소득의 단계적 확대를 주장했고, 최근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낙연 민주당 의원 등까지 가세해 기본소득 논의가 뜨거워진 상황이다.

조례를 발의한 원용희 경기도의회 의원은 “그동안 청년기본소득이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때마다 뒤늦게 관련 조례를 만드는 등 조례 남발이 이어졌는데, 앞으로 이런 시행착오를 막고 경기도가 추진할 기본소득 정책의 기본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