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수원지방법원에 출석하면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공무상 기밀누설)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조국”이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다.
김 전 수사관은 19일 수원지방법원에 출석하면서 “유재수(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를 감찰해야 하는데 (조 전 장관이) 무마했지 않았느냐. 그것이야말로 감찰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인데, 왜 내게 (감찰 원칙을 어겼다는)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16개월 동안 매일 1건 이상씩, 100여건의 보고서를 올렸다. 그 수많은 감찰 보고서를 받아 본 사람은 조국이다. 조국의 승인 내지 지시가 있어서 특감반에서 업무를 했는데, 그렇다면 원칙을 지키지 않은 지시를 누가 한 것이겠냐”고 덧붙였다. 이날 김 전 수사관의 재판에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편, 가족 비리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 심리로 열린 자신의 세번째 공판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현행 대통령비서실 특별감찰반은 과거 이른바 ‘사직동팀’의 권한 남용을 근절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감찰 대상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감찰 행위도 비강제적 방법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런 원칙을 어긴 사람이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수원지법에서 열린 자신 재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김 전 수사관 증인 신문은 다음달 3일로 연기됐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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