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 사고가 난 경기도 안산시의 한 사립유치원. 이번 사고로 일부 어린이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여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이른바 ‘햄버거병(HUS·용혈성요독증후군)’ 환자까지 나온 경기도 안산시 한 사립유치원 사태와 관련해,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이 경기도 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급식 실태를 일제점검 하기로 했다.
이들 기관은 28일 오후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발생 관련 합동회의’를 열어 어린이 관련 시설의 집단 식중독 예방을 위해 경기도 내 유치원 1063곳과 어린이집 3055곳을 대상으로 식품조사와 급식실 안전점검을 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이들 기관은 도내 유치원 급식실 현장 방문을 통해 조리 물품에 이상이 없는지, 위생시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이번 집단 식중독 발생 원인을 조사 중인 안산시 등 보건당국은 집단 식중독 사고가 난 해당 유치원이 사고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식품위생법 위반(보고 지연)과 관련해 과태료 200만원,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과태료 50만원을 물릴 예정이다.
해당 유치원은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 조림(11일 점심), 찐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 등 6건의 ‘보존식’이 보관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보건당국은 유치원 쪽이 급식에 사용하고도 제대로 보관하지 않은 음식 6건이 식중독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나, 보존식이 없어 현재 이 부분에 대한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해당 유치원에서는 지난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급격히 늘어 28일 현재 유치원 원생 및 교직원 202명 중 111명이 식중독 유증상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어린이 15명은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 증상을 보여 4명이 투석 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