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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화장실은 시장의 도리? 의정부 ‘6억 호화화장실’ 논란

등록 2020-07-21 16:44수정 2020-07-21 16:46

정의당 “호화 화장실 대신 이동노동자 쉼터 지어야”
안시장 “시민들 품격갖춘 화장실 사용은 시장의 도리”
경기 의정부시의 공공화장실 모델인 지난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출품작 ‘루미넌트하우스' 모습.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의 공공화장실 모델인 지난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출품작 ‘루미넌트하우스' 모습.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가 공사비 6억원을 들여 의정부역 앞 근린공원에 추진중인 공공화장실에 대해 ‘호화화장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 의정부시위원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어 “의정부시의 역전근린공원 화장실 사업은 택시기사, 대리운전 기사, 배달원 등 이동하며 일하는 ‘이동노동자’들의 요청으로 시작되었으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들이) 쉴 공간이 없다는 점”이라며 “호화 화장실 예산 6억원이면 일반 화장실을 만들고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쉼터까지 설치하고도 남는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시위원회는 “의정부시장은 ‘시민들의 품격’ 만을 이야기하며 코로나 상황에 시민들의 힘든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가 주민 복지를 위한다며 호화 화장실을 추진하면서 정작 경기도가 지원하는 쉼터 사업은 참여 안했다”며 “대안으로 경기도의 ‘2020년 이동노동자 쉼터 설치 지원’ 재공모사업에 시가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정의당 의정부위원회는 지난달에도 성명을 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황이 이어지는데 평당 2천만원짜리 호화 화장실 사업은 세금 낭비이며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이 지난 7일 의정부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호화화장실 논란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이 지난 7일 의정부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호화화장실 논란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이에 의정부시는 이용객 편의와 의정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시설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지난 7일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제기된 ‘호화 화장실'과 국제 테니스장 예산 낭비 주장은 흠집 내기 수준의 정치적인 음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역전공원 화장실은 4~5년간 택시 운수 종사자와 시민들이 지속해서 민원을 제기하고 시의원이 당부해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몇 차례 건립 부지 협의가 안 돼 결국 역전공원에 짓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시장은 이어 “고작 2천만~3천만원 들여 컨테이너 하나 갖다놓을 수도 있지만 파리 날리고 가스 찬 화장실보다 시민들이 품격을 갖춘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하는 게 시장의 도리”라며 “평당 계산을 왜 하는지, 얼마나 할 것이 없으면 화장실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냐”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연내 개방을 목표로 의정부동 역전근린공원 안에 100㎡ 규모의 공용화장실 건립을 추진중이다. 화장실 건립은 택시기사들과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다고 민원을 제기하면서 2018년부터 추진됐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화장실 건립 예산으로 4억원을 확보했지만 올해 설계 과정에서 디자인 명목으로 사업비 2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3.3㎡당 공사비가 의정부지역 신축 아파트 분양가보다 비싸다며 ‘호화 화장실’ 논란이 불거졌다. 역전공원 화장실은 자체 발광효과를 내는 지난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출품작인 ‘루미넌트 하우스’ 디자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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