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다가 여직원의 손을 주무르고, 상대가 거부하는데도 손을 놓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30대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부(재판장 심담)는 2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ㄱ(37)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ㄱ씨는 2018년 5월6일 새벽 부하직원인 ㄴ(당시 24살) 씨와 노래바에서 술을 마시던 중 ㄴ씨의 옆으로 다가가 손을 주무르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ㄱ씨는 ㄴ씨의 손을 잡았으나 격려의 의미라고 주장했지만 ㄴ씨는 ㄱ씨가 손을 계속 주물러 거부하는 듯한 행위를 했지만 멈추지 않아 자리를 피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열린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접촉한 신체 부위는 손으로, 그 자체만으로는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 다른 신체 부위를 쓰다듬거나 성적 언동을 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은 점을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이 발생한 장소가 개별 구획된 노래바로 밀폐된 공간이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을 잡았고, 피해자가 손을 빼려고 해도 주무른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고 추행 정도가 중하지는 않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심 재판부는 손이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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