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유니온 회원들이 지난 7월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노조설립신고 제출 기자회견을 열어 “플랫폼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해 노동부가 조속히 신고 필증을 교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음식배달 라이더, 대리운전기사, 퀵서비스 라이더 등 급증하고 있는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들의 최근 노동현실이 고스란히 담긴 보고서가 나왔다.
최근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례’를 추진해 플랫폼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에 나선 경기도 성남시는 7일 ‘플랫폼 노동자 실태조사 연구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어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연구 용역을 맡아 작성한 이 보고서는 음식배달 라이더 154명, 대리운전기사 157명, 퀵서비스 라이더 162명, 가사도우미 44명, 클라우드 워커 107명 등 모두 5개 직종, 624명의 플랫폼 노동 종사자를 설문·심층 면접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클라우드 워커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일감을 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를 뜻한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이들 플랫폼 노동 종사자의 78.2%는 다른 직업 없이 플랫폼 노동만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5개 직종별 월평균 소득은 음식배달 라이더 269만6천원, 퀵서비스 라이더 239만9천원, 대리운전기사 219만원, 가사도우미 107만4천원, 클라우드 워커 83만5천원 등으로 조사됐다.
음식배달 라이더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음식 배달 수요가 늘어 월평균 소득이 11만1천원 증가했다. 반면, 대리운전은 41만9천원, 퀵서비스는 25만6천원, 가사도우미는 34만4천원이 각각 감소했다.
일감을 배정받기 위해 음식배달 라이더는 월평균 46만원, 대리운전기사는 67만원, 퀵서비스 라이더는 89만원을 플랫폼 앱 사용료, 중개업체 수수료, 유류비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
이들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매우 낮았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음식배달 라이더 3.9%, 퀵서비스 라이더 4.5%, 대리운전기사 16%, 가사도우미 22.7%다. 또한, 산재보험 가입률은 음식배달 라이더 14.9%, 퀵서비스 라이더 20.4%, 대리운전기사 13.6%, 가사도우미는 13.6%를 나타냈다. 때문에 업무수행 중 사고가 났을 때 음식배달 라이더 84.4%, 퀵서비스 라이더 75.3%가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했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중개업체나 고객 등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는 대리운전기사 99.4%를 포함한 대부분의 플랫폼 노동자들이 별다른 대처 없이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으며, 법률 자문이나 시민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자는 없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노동조합 등과 같이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있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이 보고서를 통해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며 보편적 노동기본권 확대와 취약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플랫폼 노동자의 조직화와 이익단체 결성 지원,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통한 사회협약 추진, 노동법률상담 등의 법적 지원 제공과 긴급생활자금 지원, 유급병가·유급휴가 제공 등이다.
성남시는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플랫폼 노동 종사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일하는 시민을 위한 조례(가칭) 제정 추진과 이동노동자 쉼터 운영을 포함해 플랫폼 노동자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지원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