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제자리찾기와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가 8일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해달라는 청원을 국회에 내고 있다. 왼쪽부터 이대로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 전용기 의원, 구진영 문화재제자리찾기 연구원,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구진영 연구원 제공
제574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가치와 긍지를 높이기 위한 각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해달라는 청원을 국회의장에게 냈다고 8일 밝혔다. 이 단체는 “숭례문이 국보 1호로 지정된 것은 1934년 조선총독이 경성 남대문을 1호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숭례문은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가 입성한 문이어서 국보 1호로 지정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2015년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10만 서명운동’을 벌여 12만명의 서명부를 문화재청에 전달한 바 있다. 국보 1호 변경 문제는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이래 논란을 거듭해왔으며, 2005년 감사원은 “숭례문은 조선총독이 지정한 문화재로 국보 1호로서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변경을 권고하기도 했다.
세종대왕릉이 있는 경기도 여주시도 한글날맞이로 분주하다. 여주시는 올해 한글날 표어를 ‘여주, 한글로 나르샤’로 정하고, 한글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기 위해 ‘문해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8일 열었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뜻을 이해하는 능력을 뜻한다. 우리나라 문맹률은 1%에 불과하지만, 문해력은 25%에 그쳐 실질적인 문맹률이 75%나 되는 현실 속에서 소통의 문제를 톺아보기 위한 자리다.
한글날인 9일 오후 2시에는 여주시 능서면 세종대왕릉에서 ‘세종대왕릉 제모습찾기 준공식’도 열린다. 2009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진정성 회복 협약 이행에 따른 것이다.
또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념해 2017년 여주시에서 제작·투자한 뮤지컬 <세종 1446>이 9일 오후 3시30분부터 여주 세종국악당에서 관객 없이 공연된다. 여주 세종문화재단은 네이버티브이로 온라인 생중계를 한다.
직지의 고장 충북 청주에서는 세종대왕 지시로 1420년 만들어진 금속활자 ‘경자자’ 탄생 600돌을 맞아 ‘경자자 세종의 마음을 찍다’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2월20일까지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이 특별전에서는 경자자로 인쇄한 책자 13종을 소개하는데, 조선 초기 금속활자 주조, 조판 기술 변화 등을 엿볼 수 있다.
한편, 경기도는 한양대 한국어문화원과 함께 한자어, 일본식 표현, 외국어·외래어로 된 각 부서의 사업 명칭과 도 자치법규 등 공공언어를 쉽고 올바른 대체어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체어로 개선한 사업 명칭은 현재 472건이다. 인센티브→성과급, e-HRD시스템→인터넷 인적 자원관리 체제, G-푸드드림→경기도 먹거리드림 등이다. 도는 또 자치법규(조례)와 도지사 발의 조례를 사전 감수해 지적→토지 기록, 시군에 대하여→시군의, 고시하여야 한다→알려야 한다, 부착하려는→붙이려는, 연면적→총면적 등으로 순화한 대체어를 사용하도록 했다.
김기성 박경만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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