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가운데) 의원과 경기도·고양시 의원들이 지난 9월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양우(왼쪽에서 두 번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일산 화상 경륜경정장의 폐쇄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홍정민 의원실 제공
초등학교로부터 100m 안에 자리해 마을의 교육, 주거환경을 해치는 시설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경기 고양시 일산 화상 경륜경정장이 내년 폐쇄된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고양시 병) 의원이 2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자료를 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경륜경정 일산지점은 인근 학교 학생들의 교육환경 보호 및 지역사회의 요구 등을 반영해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낙민초등학교로부터 불과 88m 떨어진 곳에서 22년간 영업해온 일산 화상 경륜경정장은 지역주민으로부터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시설은 올림픽스포츠센터와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어, 실내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학생과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 시설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관리본부 소속 전국 17개 지점 가운데 하나로 국민체육진흥을 위한 공익기금 조성 등을 위해 운영돼왔다. 고객이 경주권을 사 승자를 맞추면 일정 비율의 환급금을 받는 일종의 사행시설이다. 현행 교육환경보호법은 교육환경보호구역 안에 사행시설을 설치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법 시행 이전에 설치된 일산 화상경륜경정장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에 홍 의원과 최승원 경기도의원, 김해련·강경자 고양시의원은 지난 9월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일산 화상 경륜경정장 폐쇄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했다.(<한겨레> 9월3일치 참조) 앞서 화상경륜경정장 인근 학부모들도 지난해 해당 시설의 폐쇄를 청원하는 주민 서명을 받아 박 장관에게 전달했다. 고양시의회도 시설 폐쇄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일산 화상 경륜경정장은 폐쇄된 뒤 지역주민의 문화 체육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폐쇄 뒤 시설은 지역사회와 협의해 지역주민의 문화․체육 향유권 확대를 위한 시설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문화부는 일산 화상경륜경정장에서 근무하는 종사원의 실직 문제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1년까지 폐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홍 의원은 “일산주민, 학부모, 전임 지역구 의원인 유은혜 교육부총리 등이 함께 힘을 모아 일산 화상 경륜경정장의 폐쇄를 결정했다. 해당 시설의 원활한 폐쇄와 주민 문화 체육시설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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