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인천 백령도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담황턱솔새’. 새와 생명의 터 제공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에서 그동안 한반도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가 처음 발견됐다.
발견자인 ‘새와 생명의 터’ 대표인 나일 무어스 박사는 턱과 앞가슴 부분이 담황색인 새의 생김새에 따라 한국식 이름을 ‘담황턱솔새’로 제안했다. 영어 이름은 ‘Buff-throated Warbler’다. 국내 학계에서는 보통 최초 발견자가 새의 한국식 이름을 제안한다.
4일 조류 서식지 보전 단체인 ‘새와 생명의 터’의 설명을 들어보면, 나일 무어스 박사는 지난달 31일 백령도 진촌리의 한 논 주변에서 이 새를 발견했다. 이 종은 주로 중국의 중앙부나 남동부 지역에서 번식하며 태국 북쪽 지역이나 미얀마, 라오스 등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전 세계 개체군에 대한 공식 발표된 자료가 없는 상태다.
이번에 발견된 새는 몸길이가 약 11㎝ 정도로 올해 초에 태어나 월동지로 처음 이동하는 과정에서 비행 방향을 잘못 잡아 백령도로 왔거나, 기후 변화로 종 서식 환경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2013년부터 백령도에서 조류와 생물다양성 조사를 해온 이 단체는 국내에서 관찰된 총 560종의 조류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360종 이상의 조류를 2013~2020년 사이 백령도에서 확인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멸종위기종이거나 천연기념물로 확인됐다.
나일 무어스 박사는 “국내 생물다양성 보전 차원은 물론 남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과 이동성 철새를 공유하는 상황에서도 백령도 생태계는 매우 중요한 지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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