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헌 경기도 광주시장이 일부 직원을 ‘미래비전 개발’ 명분으로 만든 ‘나홀로’ 태스크포스팀으로 인사 조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시장이 공무원을 길들이려 변칙적으로 인사권을 남용한다”고 반발했다.
광주시는 지난달 27일 도시개발을 총괄하는 ㅂ국장(4급)을 ‘창의개발 태스크포스(티에프)’로 발령냈다. 국장 보직자는 보통 1∼2년가량 근무하는데 ㅂ씨는 4급으로 승진해 국장 보직을 맡은 지 아홉달 만에 물러났다. 국장 자리는 공석이 됐다. 시는 석달 전인 지난 7월에도 환경정책을 담당하는 5급 ㄱ과장을 이 티에프로 발령했다. 두 사람은 정년을 1년가량 남겨둔 상태다.
문제는 이 티에프가 일반적 티에프와 다르다는 점이다. 이 티에프에는 팀장이나 팀원이 없다. 나홀로 티에프인 셈이다. 목표 역시 ‘창의개발’로 모호하다. 지하에 있는 사무공간은 사무실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시의회 건물 지하, 민방위 대피실 옆 전산 교육장 한쪽에 책상만 덩그러니 있다. ‘지하 반성실’이란 말이 도는 까닭이다.
발령 난 공무원들에게는 △수질개선 방안 △난개발방지 대책 △역세권개발 방안 등 전문가 수준의 용역이 필요한 분야에 보고서를 내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명의 시 공무원들은 “시장이 지시한 업무에 불만을 품으면 티에프로 ‘징계성 발령’을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순미 광주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티에프 발령이 ‘창피주기 인사’라는 것을 모르는 공무원은 없다. 눈치보기와 줄서기를 조장해 일방적 복종과 보신주의를 확대 재생산할 것 같다”며 “명분 없는 티에프 운영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노조 주장이 과하다고 반박했다. 시장 비서실 관계자는 “풍부한 시정 경험이 있는 공무원을 티에프에 배치해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하려 한 것”이라며 “노조 쪽과 조율해 오해 없이 운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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