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가 한강하구 장항습지에 탐조대를 설치해 장항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을 준비하고 시민에게 다양한 생태계 체험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지난 12일 오후 개관한 장항습지 탐조대는 연면적 174㎡의 2층 구조인데 1층은 전시‧교육시설, 2층은 탐조공간이다. 2018년 7월 군부대가 철수한 뒤 장항습지 철책 주변의 군 시설물을 활용해 지난해 1월 디자인 조사를 시작으로 2년 만에 건축과 시설공사를 끝냈다.
장항습지 탐조대는 시민들이 장항습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장항습지 홍보영상코너 △습지 내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음향코너 △철새의 목각 장식품(우드카빙) 전시코너 △망원경을 통해 철새를 직접 볼 수 있는 탐조코너 등을 설치했다. 1m 크기의 재두루미, 흰꼬리수리 등의 거대한 목각 장식품이 전국 최초로 설치돼, 교육과 홍보 효과 뿐만 아니라 탐방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재준 경기도 고양시장과 고양시민들이 지난 12일 오후 장항습지 탐조대 개관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양시는 시민들이 장항습지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조류에 가장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탐조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향후 탐방로, 방문자센터 등의 설치까지 연계해 생태탐방뿐만 아니라 생태계 연구와 교육의 장으로 의미를 확대해갈 계획이다. 습지보전 인식증진 프로그램을 전문화, 다양화함으로써 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해가겠다”고 말했다.
길이 7.6㎞, 면적 5.95㎢ 규모의 장항습지는 대륙 간(동아시아~대양주) 이동 물새 서식지이자 중간 기착지다. 재두루미·저어새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20여종을 포함해 해마다 3만여 마리의 물새가 찾아와 서식한다. 또한 조수간만으로 형성된 갯골, 버드나무와 말똥게의 공생관계가 눈에 띄는 버드나무 숲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생태계 보고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생태적·국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6년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5월에는 철새보호 국제기구인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에 등재됐다. 고양시는 환경부와 함께 장항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하고 장항습지를 행주산성, 한강생태공원, 호수공원 등과 연결되는 생태거점 지역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