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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접경지역 대피소, 마을박물관으로 변신

등록 2020-11-17 15:44수정 2020-11-18 02:03

파주 마정2리 박물관 ‘평화충전소’ 개막
주민들 ‘얼굴과 손’ 전시, 이야기책 발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마정2리 주민들이 17일 ‘마정2리 마을박물관, 평화충전소’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마정2리 주민들이 17일 ‘마정2리 마을박물관, 평화충전소’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코앞 마을이자 자유로의 끝 마을인 문산읍 마정2리의 주민 대피소가 마을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사)아시아문화네트워크는 경기문화재단과 파주시 후원으로 ‘마정2리 마을박물관, 평화충전소’를 만들어 17일 개관했다. 마을박물관은 이 마을에 사는 예술가 등 주민들의 손으로 꾸며졌다. 132㎡ 규모의 지하 대피소 벽면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과 손’이란 제목으로 마을 어르신 30여명의 주름진 손 조각과 얼굴 사진을 붙였다. 이 마을에 사는 장순일, 전용주, 김시하 등 작가들이 그린 마정리 마을 풍경과 임진강을 담은 작품이 10여점도 나란히 전시됐다.

마정리에 함께 사는 재두루미, 저어새, 백로, 물까치, 독수리, 참개구리, 제비 등도 다큐 영상으로 등장한다. 영상은 ‘임진강의 생명-또 다른 마정리 주민들’이라는 제목으로 자연다큐 촬영감독인 주민 노영대씨가 만들었다. 이밖에 주민들이 겪은 한국전쟁과 분단 이후 마을의 변화 등을 담은 <평화의 시작점 통일대교 코앞 마을 마정리>라는 이야기책도 선보였다.

142가구 270여명이 거주하는 농촌 마을인 마정2리 주민들은 임진강변에서 한국전쟁을 온몸으로 겪었고, 정전 뒤에는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선을 넘나들며 농사를 지으며 분단의 애환을 달래며 살아가고 있다.

대피소가 박물관으로 재탄생한 것은 “세금 들여 만들었는데 1년 내내 비어 있어 아깝다. 마을박물관을 만들면 좋겠다”는 마을 주민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던 2015년 8월께 마정리를 비롯해 파주, 강화, 김포, 연천 등 접경지역 마을에는 대피소가 잇따라 조성됐다. 당시 대북전단을 날리면 총격을 가하겠다는 북의 잇단 경고에도 일부 탈북민단체가 임진각에서 전단 살포를 강행하자 마정리 주민들은 대피소에 몸을 피해야 했고, 일부는 농기계를 끌고 임진각에 나가 전단 살포를 막기도 했다. 그러나 대피소는 이후 사용할 일이 없었고, 주민들도 대피소의 존재를 잊고 살았다.

전쟁 통에 태어난 토박이 주민 박창영(70)씨는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너무 잘 아는 마정리 사람들의 묻어둔 이야기가 공개돼 기쁘다. 접경지역 마을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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