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한파가 예상되는 올겨울을 앞두고 서울시가 수도 계량기 동파사고 예방에 분주하다. 시는 주거 형태에 맞춘 다양한 보온재를 미리 공급하기로 했다.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는 3일 ‘최근 10년간 수도 계량기 동파 발생 현황’을 발표했다. 현황을 보면 겨울철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졌던 해에 동파사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졌던 2010년과 2015년의 경우 각각 2만4519건, 5928건의 동파사고가 일어났다.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던 2014년(1921건)과 2016년(359건)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빨간 직선이 ‘영하 15도 선’이다. 이 선 아래로 기온이 떨어진 해와 그렇지 않은 해의 ’수도계량기 동파사고’ 건수가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겨울 최저기온은 영하 11.8도였는데 서울 계량기 동파는 497건 발생했다. 하지만 최저기온이 영하 17.8도까지 떨어진 2017년의 경우엔 9670건까지 치솟았다. 서울시 제공
상수도본부는 ‘영하 15도’가 동파사고를 예상하는 ‘핵심 지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서울시는 유난히 기온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3개월 전망’을 통해 올겨울 날씨를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다소 큰 폭으로 기온이 떨어질 때가 있겠다”고 예보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정확한 예보는 아니지만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부분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온이 영하 15도 밑으로 떨어졌을 때 수도계량기 동파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시 상수도본부는 “
보온조치를 했더라도 욕조 등의 수도꼭지를 아주 조금씩이라도 계속 열어둬야 한다. 잠시 집을 비워도 꼭 틀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올겨울 주거 형태별 맞춤형 대책을 준비했다. 시는 복도식 아파트와 오래된 연립주택에는 ‘벽체형 보온재’ 9400개를, 단독주택·상가에는 ‘맨홀형 보온재’를 공급한다. 또 계량기함의 외부를 덮는 ‘보온덮개’ 31만 5800장도 취약 세대에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계량기 몸체를 감싸는 이른바 ‘계량기 내복’도 지난해에 이어 3200여 개를 설치한다.
시는 계량기 유리가 부풀어 오르거나 깨진 경우 지역별 수도사업소 또는 다산콜센터(120)에 신고해달라고 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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