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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240㎝ 기부한 양주 세 자매 “소아암 앓는 친구들 힘내세요”

등록 2021-01-17 14:20수정 2021-01-18 02:36

남면초 온유·시온·시유 양 8번 ‘싹둑’
두 언니, 뇌 수술 흉터 노출에도 기부
시유 양 “언니들 기부 보며 따라 해”
경기 양주시 남면초 2학년 장시유 양이 지난 11일 소아암을 앓는 친구들에게 보내기 위해 자른 머리카락을 들고 있다.
경기 양주시 남면초 2학년 장시유 양이 지난 11일 소아암을 앓는 친구들에게 보내기 위해 자른 머리카락을 들고 있다.

“긴 머리가 더 예쁘지만, 언니들이 기부하는 모습을 보며 따라 했어요. 소아암을 앓는 친구들 힘내세요.”

경기 양주시에 사는 장시유(8·남면초 2) 양이 지난 11일 ‘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본부’에 머리카락을 기부한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시유 양은 2018년 처음 기부를 한 뒤 이번에 또 3년 간 고이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했다.

시유 양과 함께 언니인 장온유(12·남면초 6·조양중 입학 예정), 장시온(10·남면초 4) 양 등 양주의 세 자매가 소아암 투병 중인 친구들을 돕기 위해 8차례나 머리카락을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세 자매가 머리카락 기부를 결심한 것은 2015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온유 양이 군인 아빠를 통해 한국 백혈병 소아암협회에서 추진하는 ‘소아암 어린이에게 머리카락 보내기’ 캠페인을 알고부터다. 항암 치료를 받는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항균 처리된 100% 인조가발을 착용해야 하는데, 암 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백만 원에 이르는 가발까지 구하기 어렵다는 안내문이 어린 마음을 움직였다. 온유 양은 당시 6살이던 둘째 동생을 설득해 함께 기부에 동참했고, 둘째인 시온 양은 태어나서 한 번도 자르지 않았던 머리카락을 잘라 행사에 참여했다. 이후에도 두 자매는 기부를 하려고 꾸준히 머리카락을 길러왔고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머리카락을 30㎝씩 지금까지 각각 세 번씩 기부했다. 세 자매가 그동안 기부한 머리카락은 모두 240㎝다.

소아암을 앓는 친구들을 돕기 위해 총 8번에 걸쳐 240㎝ 머리카락을 기부한 양주의 세 자매. 왼쪽부터 온유, 시유, 시온 양.
소아암을 앓는 친구들을 돕기 위해 총 8번에 걸쳐 240㎝ 머리카락을 기부한 양주의 세 자매. 왼쪽부터 온유, 시유, 시온 양.

세 자매의 기부가 더욱 특별한 것은 온유·시온 양의 병력 때문이다. 희귀난치성 뇌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는 두 자매는 각각 두 차례의 뇌수술을 받아 정수리부터 양쪽 귀까지 긴 수술 자국이 있다. 기부를 위해서는 최소 30㎝ 길이의 머리카락을 잘라야 하는데 단발머리가 되면 흉터를 가리기 어려운데도 자매는 기부를 멈추지 않았다.

온유 양은 “소아암 투병으로 장기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친구들을 직접 보니 기부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흉터에 대한 부끄러움보다 아픈 친구를 돕는 데서 오는 기쁨이 더 크다”고 했다. 시온 양도 “아빠가 소외된 이웃을 위해 따뜻한 기부를 하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앞으로도 머리카락을 잘 관리해 아픈 친구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로 활동 중인 세 자매의 어머니 최에스더(38)씨는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과 나누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대견하다. 아이들이 원하는 날까지 기부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사진 양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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