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지하철 역무원들이 당한 감정노동 피해 건수가 176건이라고 2일 밝혔다. 가장 많은 유형은 술 취한 시민들의 폭언·폭행이었다.
지난해 4월2일 0시10분 1호선 서울역 역사에서 시민 ㄱ씨는 만취해 “지하철 운행이 왜 벌써 끊겼느냐, 타고 갈 지하철을 내놓으라”고 소리치다 직원을 폭행했다. 경찰은 ㄱ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다른 시민은 지난해 2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부정승차 단속을 피해 도망가려다 붙잡히자 “성추행을 당했다. 감찰부서에 신고하겠다. 맞고소하겠다”고 직원을 협박하고 욕설을 내뱉었다. 그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 밖에도 유튜브 중계를 하려고 1년 넘게 역사 안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다른 승객에게 행패를 부린 승객이나 “역사에서 거액의 가상화폐가 들어 있는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며 변상을 요구한 승객,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역무원을 폭행한 승객도 있었다.
공사는 지난해 2월 ‘감정노동보호전담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피해가 발생하면 공사는 직원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최대 사흘간 심리안정휴가를 주고, 병원 진단서 발급비와 치료비 등도 지원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