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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세계 멸종위기종 황새, 올해도 왔다

등록 2021-03-21 15:21수정 2021-03-22 02:32

파주 민통선에서 3년 연속 관측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 1마리가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 지역에서 관측됐다. 박경만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 1마리가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 지역에서 관측됐다. 박경만 기자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비무장지대(DMZ) 인근인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가 3년 연속 관측됐다.

지난 18일 오전 9시30분께 경남과학기술대 이수동 교수팀과 파주환경운동연합 생태조사팀이 파주 민통선 안에서 두루미 등 야생조류 실태조사 중 해마루촌 인근 농경지에서 황새 1마리가 발견됐다.

파주 민통선에서 황새가 관측된 것은 지난 2011년 3월30일 ‘에코 휴 DMZ’ 전선희 대표가 생태조사를 하다가 군내면에서 발견한 것이 첫 공식 기록이다. 이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2019~2020년 3월 1~2마리가 발견됐으며 올해로 3년 연속 관측됐다.

민물과 습지대, 근해 갯벌 등에서 물고기와 작은 동물을 먹는 황새는 전세계에 2500마리 이하만 남아있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러시아와 중국 국경 인근에서 11월께 한반도 등 남쪽으로 이동해 월동한 뒤 4월 아무르·우수리 강변에 도착해 번식한다.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기온 변화와 먹이 자원에 따라 장소를 옮겨 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충남 예산군 황새공원 야생복귀연구팀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겨울철 월동 황새를 조사한 결과 100∼150여 마리가 한반도 남쪽에 도래해 전북 고창과 만경강 유역, 충남 보령호, 천수만 등에서 겨울을 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9년(60∼88마리)와 견줘 1.6배 이상 개체 수가 증가한 것이다.

전선희 대표는 “파주 민통선에서 월동하는 모습이 발견되지는 않았고, 3월에만 관측된 것으로 미뤄 이 지역이 황새의 이동 경로로 보인다. 대규모 무리에서 떨어졌거나 무리 짓지 않은 1~2마리가 이동기에 잠시 머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 민통선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두루미와 재두루미, 흑두루미, 캐나다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시베리아흰두루미 등 두루미류 6종이 발견됐으며 독수리, 검독수리, 흰꼬리수리, 참수리 등 맹금류와 큰고니, 노랑부리백로 등 물새류도 과거보다 많이 관측됐다고 전 대표가 밝혔다.

전 대표는 “올해는 캐나다두루미가 5년 만에 발견되는 등 서부 디엠제트에서 처음으로 두루미류 6종이 모두 관측돼 특별한 해”라며 “맹금류와 물새류도 많이 발견됐는데 파주 민통선 생태계가 살아있음을 방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두루미류 등 겨울 철새가 파주 민통선 지역을 많이 찾고 오래 머문 이유로 지구온난화 등 급속한 기후 변화와 함께 서식환경이 다른 월동지와 견줘 상대적으로 좋은 탓으로 추정했다. 또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식지 환경을 더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09년부터 12년째 파주, 연천, 철원 등 디엠제트 접경지역에서 겨울철 야생조류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해온 이수동 교수는 “멸종위기 생물들이 살기 위한 필수조건인 논이 인삼밭이나 비닐하우스 등으로 계속 바뀌어 서식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으며 잇단 개발 청사진 발표로 훼손 우려가 크다”며 “접경지역 논 유지를 위해 정부가 지역주민과 농민에 대한 보상대책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안 농경지에서 재두루미가 무리지어 먹이를 먹고 있다. 박경만 기자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안 농경지에서 재두루미가 무리지어 먹이를 먹고 있다. 박경만 기자
지난달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동파양수장 앞 임진강 가에서 참수리와 독수리, 흰꼬리수리 등 여러 종의 맹금류가 무리지어 모여 있다. 에코휴 DMZ 제공
지난달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동파양수장 앞 임진강 가에서 참수리와 독수리, 흰꼬리수리 등 여러 종의 맹금류가 무리지어 모여 있다. 에코휴 DMZ 제공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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