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서현도서관 직원 채용 과정에서 은수미 성남시장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대거 부정 채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들어간 경찰이 지난 2월1일 성남시청 등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을 가져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가 은수미 시장 취임 직후,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맺었던 시립 서현도서관 위탁 운영 협약을 갑자기 파기한 뒤, 직원 채용 등 인사권을 직접 행사할 수 있도록 운영 계획을 바꿨던 사실이 30일 확인됐다. 서현도서관은 성남시가 은 시장의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 산하기관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성남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시장으로 재직했던 2017년 7월 서현도서관이 완공되면 성남시 공공시설물을 관리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위탁해 운영·관리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18년 7월 취임한 은 시장은 그해 8월22일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서현도서관 운영 위·수탁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성남시는 2주 뒤인 9월5일 협약을 파기했다. 서현도서관 직원 채용 계획도 직접 세우고, 두달 뒤 서현도서관 공무직(자료와 도서 정리원) 채용공고를 내고 15명을 뽑았다. 채용 조건에서 시는 다른 도서관에서는 공무직 채용 때 필수조건인 ‘준사서 자격증 소지’ 조항을 없앴다.
그 결과, 새로 채용한 직원 15명 가운데 3명만 준사서 자격증이 있고, 나머지 12명 가운데 7명은 은 시장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사람들로 확인됐다.
성남시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넘기기로 했던 서현도서관 인사·시설운영권을 회수한 뒤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을 대거 채용한 셈이다.
지난 2월1일 성남시청과 서현도서관 등 6곳을 압수수색한 경기남부경찰청도 성남시의 위탁 운영 협약 취소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 쪽은 부정 채용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시 관계자는 “공공도서관 15개 가운데 수정도서관과 중원도서관만 도시개발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성남시 내 모든 도서관을 시 직영으로 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라는 방침이 세워졌다. 이에 따라 서현도서관도 위·수탁 협약을 해지한 것이지, 직원 채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10일 은 시장 선거캠프에서 3개월간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고 밝힌 이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018년 11월 서현도서관 공무직 채용공고가 나고, 1차 서류전형에서만 100 대 1의 경쟁률을, 2차 면접시험에서는 2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최종 선발인원 15명 중 무려 7명이 은 시장 캠프의 자원봉사자였다”고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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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캠프 봉사자들 대거 부정채용 의혹” 청와대 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