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30분 오세훈 서울시장이 긴급브리핑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그간 ‘공사 강행 반대’ 입장을 밝혀 온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시민과의 약속을 파기했다”며 반발했다.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연 오 시장은 “이미 34% 공정이 진행됐고, 광화문 광장을 원상 복구하면 복구비용이 최소 400억원이고 관련 기관과의 재논의 절차도 밟아야 한다. 전면 재검토 역시 장기간 광장 사용이 어려워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한다”며 “광화문 광장 조성 공사를 진행하되 현재 안을 보완‧발전시켜 오히려 완성도를 높이기로 결론 내렸다. 유턴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의 연속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며 “더는 소모적인 논쟁은 서울시의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 시장 “전임 시장 때 행정 연속성 훼손, 찬반 갈등 야기” 비판
오 시장은 “지금의 광화문 광장은 제가 시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2009년 8월1일 준공됐다”면서 “그런데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돌연 광장형태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다. 행정의 연속성이 훼손되고 오히려 시민들 간에 찬반 갈등이 야기됐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역사성과 완성도를 더 높여 광장사업을 조속히 완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월대 복원 △육조거리 흔적 되살리기△광장 주변 연계를 통한 활성화 상생 전략 등을 추가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월대 복원에 대해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이후 오랜 세월 역사 속에 잠들어 있었던 경복궁 앞 월대의 복원은 조선 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의 복원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1월16일 서울시는 서정협 전 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공사에 착수했다. 시는 광장 동쪽(주한 미국대사관 앞) 세종대로 찻길을 넓히는 1단계 공사를 완료했으며, 올해 3월부터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세종대로 찻길을 폐쇄한 후 광장을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 시장은 출마 전이던 작년 11월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살기 어려워진 마당에 도대체 누굴 위한 공사인지 묻고 싶다. 그저 광장이 중앙이 아닌 편측에 있어야 한다는 건축가의 고집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9개 시민단체 “아무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강행 발표”
이날 오 시장의 발표에 대해 경실련, 도시연대, 문화도시연구소 등 9개 시민사회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오 시장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공사 중단을 촉구하며 성명발표 및 면담요청, 공개질의 등을 했으나 서울시로부터 아무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서울시는 공사강행이라는 목표만 내세우며 아무런 소통 없이 또다시 일방적인 발표를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오세훈 시장이 시민과 한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항의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오 시장 발표는 예산부터 써버리면 되돌릴 수 없다는 식의 밀어붙이기식 행정과 혈세 낭비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오 시장은 행정의 연속성을 고려해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잘못된 공사강행은 잘못된 행정만 더 강화할 뿐이다. 무리한 공사를 추진한 책임자들을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예산 낭비와 일방적인 행정 추진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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