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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사(NASA) 직원인데…”… ‘로맨스 스캠’ 주의보

등록 2021-04-28 11:26수정 2021-04-29 02:31

경기남부경찰청 올해 들어 57건 접수 수사
사기범이 한국 여성에게 보낸 사회관계망서비스 일부 내용.
사기범이 한국 여성에게 보낸 사회관계망서비스 일부 내용.

“그들은 나를 또다른 임무로 보내고 있습니다. 전쟁을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임무“, “부디 당신이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너는 나의 유일한 생존 희망.”

나이지리아 국적의 ㅁ씨는 올해 1월 사회관계망서스(SNS)로 알게 된 한국인 여성에게 자신을 예멘에서 근무 중인 미군 군의관이라고 소개하며 접근해, 한 달가량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는 이 여성에게 자신이 근무 중 겪는 어려움과 직업에 대한 자부심 등을 털어놓으며 호감과 환심을 샀다. 이어 “한국에 금괴를 보낼 일이 있는데 당신이 맡아달라. 다만, 금괴를 보낼 탁송비만 내달라”며 여러 차례에 걸쳐 5100만원을 받아내 가로챘다.

또 같은 국적의 ㄹ씨도 자신의 신분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직원 등으로 속여 다른 피해자 2명으로부터 돈을 뜯어냈다. 이런 수법으로 이들은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한국인 4명(여성 3명, 남성 1명)을 속여 모두 1억2천만원을 챙기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ㅁ씨와 ㄹ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최근 유행하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수법을 사용했다.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나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해 호감을 표시하고 신분, 재력, 외모 등으로 신뢰를 쌓은 뒤 각종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범죄를 말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57건의 ‘로맨스 스캠’ 범죄를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범죄자들은 주로 해외파병 군인, 의사, 변호사 등 상황에 맞는 신분으로 위장하고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신뢰를 쌓고 결혼이나 국내 이주를 약속하면서 ‘한국에 거액의 생활비 또는 금괴 등을 보낼 테니 탁송비를 선납해달라’고 속여 지정한 계좌로 입금받아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또한, 이들은 위장한 신분에 맞게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만들고, 피해자의 의심을 줄이기 위해 일상생활 사진을 전송하면서 ‘국경을 넘는 사랑, 평화, 약속’ 등을 영문으로 연출하며,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보낸 사진은 인터넷상 떠돌아다니는 사진을 도용한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보낸 사기범의 사회관계망서비스 내용.
여성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보낸 사기범의 사회관계망서비스 내용.

한편, 경찰은 지난 3월 피해 신고를 접수해, 피해 금액이 국내은행의 외국인 명의 계좌로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 수도권 일대 등 현금 인출지역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분석으로 이들을 붙잡았다. 조사결과, 이들은 단기 방문으로 국내에 입국했다가 난민신청을 하면 법무부 난민 심사 기간까지 체류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체류 기간을 연장해 오면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범행을 지시하거나 공모한 사람이 있는지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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