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수목원은 희귀·멸종위기 식물인 ‘광릉요강꽃'의 종자 발아를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광릉요강꽃은 세계적으로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만 분포하는 난초과 희귀식물이다. 국내에서도 경기, 강원, 전북 등에 매우 제한적으로 분포한다.
여러해살이 식물인 광릉요강꽃은 30∼40㎝ 높이로 자라 4∼5월에 연한 초록색 꽃 한 송이를 피우며 자주색 반점이 있는 꽃잎이 주머니 모양을 한 것이 특징이다. 1932년 경기 광릉 지역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 붙여졌다.
국내 난초과 식물 중 꽃이 가장 크고 화려해 50년 넘게 자생지에서 불법 채취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국내 야생에는 현재 1천여 개체 정도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릉요강꽃은 일본, 중국에서도 ‘위협식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위기'(Endangered) 등급으로 지정돼있다. 그러나 그동안 세계적으로 종자 발아를 통한 인공증식법이 개발되지 않아 다수의 개체 수 확보와 안정적인 보전 대책을 세우기 어려웠다.
국립수목원은 10년간 광릉요강꽃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해왔고, 이번에 보전을 위한 핵심 기술인 인공증식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인공증식법 연구를 주도한 손성원 박사는 “대량 증식과 자생지 복원 등 광릉요강꽃 보전 기반이 마련됐다는 큰 의미가 있다”며 “많은 개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발아율을 향상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사진 국립수목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