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지난 6일 한 사회적협동조합 회원들이 환경정화작업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최근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4일 오전 9시50분께 지뢰가 폭발해 환경정화 작업 중이던 50대 남성의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났다. 부상자는 헬기를 이용해 의정부성모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한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장항습지의 외래식물 제거와 환경정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작업자 5명과 함께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흩어져서 장항습지 갯골의 부유 쓰레기 정화활동을 하던 중 엠(M)14로 추정되는 대인지뢰가 폭발했다”며 “사고가 난 곳은 일반인에 공개된 탐방코스는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고양시 한강변에서는 지난해 7월 김포대교 하단에서 지뢰가 폭발해 70대 남성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9월 17일과 28일 대덕생태공원과 행주산성역사공원 인근에서 M14 대인지뢰가 잇따라 발견된 바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난해 폭발사고 이후 한강하구 공원 주변의 쓰레기 제거 작업 때 지뢰 탐지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출입이 허용된 탐방로를 벗어나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원 주변 탐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국가 차원에서 전방 매설지역의 지뢰를 하루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은 “강원도 양구, 화천 등 비무장지대(DMZ)에 매설된 대인지뢰인 M14가 산불, 폭우 등으로 유실돼 북한강을 통해 한강하구로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군이 지뢰 제거 작업을 적극 추진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군의 안전불감증”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