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 충북소방지부 설립준비위원회가 낸 입장문.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될 때 직원과 회식을 하고, 회식자리에서 라면을 먹으라고 강요해 징계를 받았던 이른바 ‘라면 갑질’ 소방간부가 직원 승진심사위원장을 맡아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조 충북소방지부 설립준비위원회는 22일 입장문을 내어 “충북소방본부는 ‘라면 갑질 사건’으로 충북 소방의 명예를 실추시킨 인물을 최근 승진심사위원장으로 선정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빚었다. 승진심사는 물론 충북소방본부에 대한 직원 불신이 커지는 오점을 남겼다. 구태의연한 소방본부의 행태는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충북소방본부는 해당 소방간부를 위원장으로 해 지난 14~17일 소방교 승진심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충북소방본부는 “(해당 간부는) 지난 1월5일로 징계가 끝났고, 규정상 위원장 선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개 심사위원장은 소방서장급이 맡는데 심사시간(4시간 이상)과 출동체계 지휘 공백 우려 등을 고려해 위원장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충북지역 한 소방서장이던 ㄱ씨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된 지난해 7월13일 직원 13명과 회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쓰던 젓가락으로 라면을 떠 옆에 있던 하급 직원에게 건넸다가 거부당하자, 젓가락으로 집은 라면을 던지고 욕설을 했다. 진정이 접수돼 소방청은 자체 조사를 벌여 해당 간부를 인사조처했다.
충북소방본부는 지난해 10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ㄱ씨를 소방정(경찰 총경과 동급)에서 소방령(경찰 경정과 동급)으로 강등했다. 하지만 이 간부는 소청을 제기했고, 소방본부는 정직 3개월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소방지부 설립준비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