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과 이국로 보령우체국장 등이 19일 보령시청에서 외연도·호도·녹도 등 3개 섬 택배물류 정상 운영을 위한 협약을 맺고 있다. 보령시 제공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2시간 반 배를 타야 닿을 수 있는 섬 외연도. 보령 관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인 외연도 주민들은 육지로 택배를 보내려면 직접 배를 타고 대천항까지 나와야 했다. 이 섬에서 보내는 택배 발송을 해주던 택배 회사가 지난 2월부터 업무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주민들이 하루 2번 들어오는 여객선에 택배 물건을 실어 보내면, 대천항에서 택배기사 1명이 그걸 받아 배송했다. 인력 부족 등으로 그나마 택배 발송을 해주던 회사가 외연도발 업무를 중단하자 주민들이 직접 물건을 들고 육지까지 나가 택배를 부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외연도 가는 길목에 있는 호도와 녹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편모항 외연도 이장(65)은 “김치, 해산물, 농산물까지 자식·형제들 위해 육지로 보내던 것이 제법 많았다. 택배 무게도 많이 나갔다. 택배비가 비싸긴 하지만, 그걸 감수할 만큼 택배는 섬에서 꼭 필요한 운송수단이다”며 “그런데 택배를 보낼 수 없게 되니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25세대 중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무거운 짐을 들고 대천항까지 가기 어려운 어르신들은 아예 택배 보낼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민의 고충에 보령시가 나섰다. 보령시는 19일 보령우체국과 외연도·호도·녹도 등 3개 섬 택배 정상 운영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시는 다음 달부터 용달차를 임대해 이들 섬에서 여객선에 실려 나온 택배 물량을 받아 보령우체국으로 운송하기로 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외연도·호도·녹도는 보령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이고, 배 운항 시간도 불규칙하고 결항도 많아 택배 회사들이 배송을 꺼려왔다. 섬에서 보내는 택배가 무거운 점도 택배 발송을 꺼리게 한 이유였다”며 “시가 택배 물품 이송을 지원하는 만큼 섬 주민이 겪은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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