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관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 연구원이 6일 축사에서 후보씨수소가 된 수송아지 ‘20-40’을 살펴보고 있다. ‘20-40’은 이 연구소에서 2000년에 40번째로 태어나 붙은 명호다.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 제공
6일 누렁이 수송아지 ‘20-40’을 바라보는 이종관(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 연구원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잘생긴 외모와 균형 잡힌 체격이 눈에 띄는 ‘20-40’이 최근 막을 내린 81차 당대검정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당대검정은 씨수소(보증종모우)를 선정하기 위한 1차 선발과정으로, 이번에 출전한 전국 수송아지 459마리 가운데 35마리를 선정했다. 당대검정에선 우수 한우의 메카로 불리는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를 비롯해 전국의 5개 자치단체 육종센터, 내로라하는 육종농가 등 105곳에서 기른 12개월 된 수송아지를 대상으로 생김새와 몸집, 몸무게, 유전 능력, 사료 효율 등을 조사해 우수한 개체를 뽑는다. 해마다 3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5마리씩 70마리를 선정한다. ‘20-40’은 이번에 뽑힌 다른 수송아지들과 한우개량사업소 특별 축사에서 3년 동안 2차 선발과정인 후대검정 과정을 거친다.
이종관 연구원이 기뻐하는 것은 충남 한우 산업의 부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충남은 홍성 등의 축산농가와 도 축산기술연구소에서 수십 년씩 한우를 개량해 우수한 품종을 보유했으나, 지난 2000년 3월 초유의 구제역 발생 당시 감염, 예방적 살처분 조처 등으로 종자 한우를 모두 잃었다.
충남의 우수 한우 개량사업은 지난 2002년 홍성 일대에서 시험 입식을 시작으로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 16년 만인 지난 2018년 3마리, 2019년 1마리, 지난해 1마리에 이어 이번에 ‘20-40’까지 모두 6마리가 당대검정을 통과했다. 특히 2018년 통과한 3마리는 후대검정을 마치고 오는 12월 씨수소 최종 선정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 현재 충남에서는 도 축산기술연구소와 농가 7곳이 당대검정 출전권이 있는 육종농가 자격을 갖고 있다.
신용욱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 소장은 “20여년 전 구제역으로 모든 걸 잃었던 충남의 수송아지들이 당대검정에서 선발된 것은 충남 축산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충남이 역경을 딛고 한우 개량사업에 다시 참여하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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