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어기구 의원 누리집 갈무리.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충남 당진)이 의정 간담회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당진시의 농민회장에게 욕설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어 의원은 관련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냈으나 , 농민회 쪽은 ‘진정성 없는 사과 ’라며 민주당에 어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
27일 진보당 당진시위원회는 성명을 내 “어 의원이 농민회와의 간담회 중 농민회장에게 욕설과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며 “어기구 의원은 당진시 농민회에 정중히 사과하고, 민주당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어기구 의원을 징계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진시 농민회와 어기구 의원실의 말을 종합하면, 어 의원과 당진시 농민회는 지난 18일 오전 당진시 수청동의 어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의정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자리에는 김희봉 당진시 농민회장을 비롯한 농민회 회원과 어 의원, 어 의원 보좌관 등이 있었다. 간담회에서는 당진 간척지 활용 문제와 당진 송전탑 문제 등 지역 현안이 논의됐는데, 이 과정에서 농민회와 어 의원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김희봉 당진시 농민회장은 “당진에만 송전탑이 600개가 있다. 농지로도 송전선이 많이 지나가는데, 지중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자 어 의원이 ‘지중화는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며 짜증을 냈고, 내가 어 의원에게 ‘한전의 대변인이냐. 민원인들이 말하는데 성질만 내면 되냐’고 말하자 ‘왜 떠드냐’고 화를 내며 회의자료를 집어 던지고 ‘양아치 ×××’라고 욕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어 의원은 사흘 뒤인 지난 21일 보도자료로 사과문을 내어 “지난 18일 의원실을 방문한 김 회장에게 화를 참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깊이 사과한다”고 했다.
농민회 쪽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민주당에 어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욕설을 들은 당사자에겐 전화 한 통 하지 않고 언론에 보도자료만 내면 그것이 사과인가”라며 “민주당은 어 의원을 징계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기구 의원실의 구본현 보좌관은 “농민회에 대한 다른 감정은 없다. 다만, 의원님과 김 회장님 사이에 개인적이 앙금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이 있는 상태에서 (어 의원이 김 회장에게) 직접 사과하는 것은 아직 생각 안 하는 것으로 안다”며 “(농민회가 민주당에 징계 요청한 부분과 관련해) 당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올 텐데, 그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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