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한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음성군 제공
지난달 충북과 전남지역 가금류 사육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충남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충남도는 5일, 전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신고가 접수됐던 충남 천안시 풍세면 한 산란계 농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농장은 10월26일 야생조류한테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된 지점에서 1㎞ 떨어진 곳에 있다. 해당 농장은 지난 3일 방역당국에 폐사가 늘었다고 신고해 정밀검사가 이뤄져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된 데 이어 이날 오후 확진됐다.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 10만1천마리는 매몰 처분에 들어갔다. 이날 확진으로 반경 500m 이내 양계장 6곳의 닭 23만마리도 모두 매몰 처분될 예정이다. 충남도는 발생지를 중심으로 500m, 3㎞, 10㎞ 방역대를 설정하고 이동통제 조처를 내렸으며, 24시간 신속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한편 중수본은 4일 오후 2시부터 6일 새벽 2시까지 36시간 동안 전국 가금농장,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다만 사료가 부족하거나 알을 반드시 반출해야 하는 농가는 승인서를 발급받은 뒤 이동할 수 있다. 또 전국 가금농장과 주변 도로, 소하천, 소류지 등을 대상으로 소독과 방역 점검을 강화했다.
전국 산란계 농장에 대한 긴급 특별점검도 진행된다. 세종, 경기 포천, 전북 김제, 전남 나주, 경북 영주·칠곡·봉화, 경남 양산 등 산란계 밀집단지와 특별관리지역(16개 시·군) 안 농장들은 6일부터 9일 사이 집중점검이 이뤄진다. 출입차량 이중 소독을 포함한 농장 4단계 소독, 소독·방역시설이 없는 농장 부출입구와 축사 쪽문 폐쇄, 계란 상차 장소에 대한 소독시설 구비·운영 등을 집중 확인한다.
올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달 충북 음성의 메추리 농가를 시작으로 충북 음성 4곳, 전남 나주 2곳, 전남 강진·담양 각 1곳 등 8곳에서 발병했다. 이들 농장에서는 100만마리 넘는 메추리·오리·닭이 매몰 처분됐다. 야생조류에게서도 9월 이후 지난 3일까지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57건 검출됐는데 고병원성 9건, 저병원성 43건, 검사 중 5건 등이다.
중수본 쪽은 “가금농가는 출입하는 사람·차량 등을 철저하게 소독하고 농장 안도 매일 청소·소독해야 하며, 축사 출입 때 장화 갈아신기와 손 소독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의심 증상이 없는지 자세히 관찰해 사육 가금에게 이상이 있으면 즉시 방역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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