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0개월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 등)를 받는 양아무개(29)씨가 지난 7월14일 오후 영장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 둔산경찰서를 빠져나가고 있다. 최예린 기자
20개월 된 의붓딸을 성폭행하고 때려 숨지게 해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12형사부(재판장 유석철)는 22일 아동학대살해, 13살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아무개(29)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씨에게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수강,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 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 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이 청구한 성 충동 약물치료 명령은 성도착증이라 볼 요건이 갖춰지지 않아 기각했다.
숨진 친딸의 주검을 숨긴 혐의( 사체은닉)로 기소된 양씨 아내 정아무개씨에게는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등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양씨는 지난 6월15일 새벽 대전 대덕구의 자신의 집에서 20개월 된 의붓딸이 잠을 자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 그보다 이틀 전엔 이 아이를 성폭행하기도 했다. 양씨와 정씨는 아이가 숨진 뒤 주검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안 화장실에 숨겼다.
재판부는 “20개월에 불과한 피해자는 아름다운 인생을 꽃피지 못한 채, 아빠로 알고 따랐던 피고인에게 폭행을 당하고 숨졌다.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잔혹한 범죄”라며 “우리 사회 곳곳에 유사한 피해가 있고 이를 예방하는 효과를 위해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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