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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에 어렵게 모은 전 재산 내놓고 세상 뜬 이현주씨

등록 2022-01-03 18:49수정 2022-01-04 02:32

작년 10월 ‘10억 기부’ 유언장
암과 2년 사투하다 2일 하늘로
“돈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 없어야”
2014년 기부 함정옥씨도 별세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고 2일 별세한 고 이현주 기부자(왼쪽)와 1일 별세한 고 함정옥 기부자. 충남대 제공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고 2일 별세한 고 이현주 기부자(왼쪽)와 1일 별세한 고 함정옥 기부자. 충남대 제공

충남대에 전 재산을 내놓은 기부자 두 분이 새해 연휴에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충남대는 “지난해 11월 18일 아파트와 예금 등 10억원 상당의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하고 학교 쪽에 뜻을 전한 기부자 이현주(56)씨가 2일 지병으로 숨졌다”고 3일 밝혔다. 이 대학 발전기금재단은 “고 이현주씨가 ‘돈 없어 공부 못 하는 학생이 없어야 한다. 내 재산이 인재양성에 사용되기를 바란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대전의 한 상고를 나와 생업에 뛰어들어 재산을 모았으며, 재작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충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유언장에서 고인은 “몸이 아픈 뒤 생각하니 대학에 기부해 한명이라도 좋은 인재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렵게 모은 돈으로 만든 장학금이니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 쪽은 장례를 주관할 유족이 마땅치 않은 점을 고려해 이씨의 빈소를 차렸으며, 4일 대전시 동구 추동 충남대 추모공원에 유해를 안장할 예정이다.

앞서 1일에는 공직생활을 하며 마련한 재산을 이 대학에 기부한 함정옥(88)씨가 별세했다. 고 함정옥씨는 2014년에 집과 예금 등 9억5천만원 상당을 충남대에 기부했다. 고인은 실향민으로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군대에 다녀온 뒤 공무원이 됐다. 충남도, 에너지관리공단 등에서 근무한 그는 은퇴 뒤 적십자사 응급처치 봉사, 호스피스활동 등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재산을 기부할 당시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만큼 가치 있는 일이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는 것”이라며 “인생의 후배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 대학에 전 재산을 기부하고 훌륭한 인재를 양성해 달라고 말씀하신 두 기부자님의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리겠다”며 명복을 빌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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