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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지구대 앞에 저금통 놓고 간 천사들

등록 2022-01-04 11:37수정 2022-01-05 02:30

공주 금학지구대 앞에 돼지저금통 두고 간 초등 형제 사연
충남 공주 금학동에 사는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가 경찰지구대 앞에 놓고 간 돼지저금통에서 나온 동전과 지폐들.
충남 공주 금학동에 사는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가 경찰지구대 앞에 놓고 간 돼지저금통에서 나온 동전과 지폐들.

저랑 동생이랑 아빠랑 용돈에서 조금씩 모았어요.
저희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서요.
많은 돈은 아니지만 좋은 곳에 써주세요.

세밑 눈이 펑펑 내리는 날 경찰지구대 앞에 돼지저금통을 놓고 간 초등학생 형제의 사연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충남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에서 근무하는 윤여선 순경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께 지구대 현관 앞에 놓인 종이가방 하나를 발견했다. 종이가방 안에는 돼지저금통 3개와 편지 2통이 들어 있었다. 고사리손으로 삐뚤빼뚤 쓴 손편지에는 “게임기를 사려고 모은 돈이지만,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충남 공주 금학동에 사는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가 경찰지구대 앞에 돼지저금통과 함께 놓고 간 손편지.
충남 공주 금학동에 사는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가 경찰지구대 앞에 돼지저금통과 함께 놓고 간 손편지.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확인해보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어린이 두 명이 사이좋게 종이가방 손잡이를 한쪽씩 들고 지구대 현관 앞까지 와 가방을 내려놓은 뒤, 왔던 길로 황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돼지저금통을 열어보니 100만8430원의 동전과 지폐가 들어 있었다. 지구대 경찰관들은 수소문 끝에 아이들이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인 것을 알아냈다.

윤 순경은 “게임기를 사려고 오랫동안 모은 용돈일 텐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두고 간 형제의 마음 씀씀이가 천사 같다”고 말했다.

공주경찰서는 형제가 놓고 간 돼지저금통에 들어 있던 돈에 금학지구대 직원들이 1년 동안 저금통에 모은 현금을 보태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아이들에게 표창을 줄 참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사진 공주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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