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소방본부 헬기가 24일 새벽 4시40분께 아산의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진통이 시작된 임신부를 울산까지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산소방서 제공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임신부가 충남 아산에서 울산까지 헬기를 타고 이동해 출산했다. 새벽 시간 충남에서는 분만할 병원을 찾지 못했고, 300여㎞ 떨어진 곳까지 가서 아이를 낳아야 했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새벽 2시13분께 “임신한 아내가 진통을 느낀다”는 내용의 119 신고를 접수했다. 임신 39주차였던 ㄱ(35)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충남 아산시 자택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었다.
전날 저녁부터 가진통을 느낀 ㄱ씨는 새벽에 진통이 심해지자 119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신고를 접수한 충남소방본부는 아산시보건소에 연락해 “분만 가능한 병원을 배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아산시보건소는 충남도 병상배정팀에 이를 알렸다.
이에 충남도 병상배정팀이 확진자 분만을 맡기로 약속된 5곳의 지역 산부인과에 연락했다. 그러나 ‘새벽 시간 의료진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분만할 병상을 구하지 못했다. 충남도는 전국의 분만 가능 병원을 알아본 끝에 24일 새벽 3시18분께 울산 지역의 코로나19 전담 여성병원 쪽으로부터 분만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ㄱ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아산의 이순신종합운동장까지 옮겨졌고, 새벽 4시40분께 그곳에서 소방헬기를 타고 300여㎞ 떨어진 울산으로 이동했다. 울산에 내려 다시 구급차로 이송돼 새벽 5시40분께 병원에 도착한 ㄱ씨는 무사히 아기를 낳았다.
충남도 병상배정팀 관계자는 “애초 도에서 확보한 분담 가능 병상은 16개지만, 이날 ‘의료진이 자리에 없다’는 등의 이유로 병상배정 협의가 바로 되지 않았다. 긴급한 상황이라 확진자 분만을 하는 울산의 여성병원 쪽에도 협조를 요청했고, 임신부를 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소방본부 쪽에 이를 알렸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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