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충북도청에서 충북지사 선거 출마 뜻을 밝히고 있다. 오윤주 기자
노영민(67·더불어민주당)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6.1지방선거 나서 충북지사에 도전한다. 지난 2020년 12월 청와대에서 나온 이후 숱한 출마 관측에도 즉답을 피해온 그는 출마를 택했다. 10년 만에 다시 선거에 나서는 그는 능력, 경험, 준비를 강조했다.
노 전 실장은 28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의 더 큰 성장을 위해 지사에 도전한다. 이시종 지사가 12년 일군 성과를 계승하고 충북의 미래 발전을 위해 가장 강력한 리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3선 국회의원, 대통령 비서실장, 중국 대사 등 경험이 국회-중앙 정부-지방 정부의 유기적 공조를 견인할 수 있다. 사람과 경제가 꽃피는 충북을 위해 준비가 돼 있고, 더 큰 충북을 향해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 출생 극복 △더 빠르고, 가까운 공동체 충북 △방사광 가속기 DNA 구축 △글로벌 바이오산업 메카 조성 △첨단 대기업 권역별 유치 △탄소 중립 충북 구축 △농민수당 확대 △충청북도 주식회사 설립을 통한 판로 개척 △도립미술관 건립 등을 공약했다. 그는 “균형발전, 지방분권, 충청권 메가시티의 핵심으로서 충북의 시간이 오고 있다. 경험의 차이가 속도의 차이다. 충북의 미래를 꽃피울 봄비가 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밝혔다. 청주에서 나고 자란 그는 연세대 재학 때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사면 복권됐다. 청주시민회, 우리 밀 살리기운동 충북본부, 청주환경운동연합 등에서 활동했으며, 청주 흥덕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대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았으며, 중국 대사에 이어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대선 뒤 김두관 의원의 ‘출당’ 발언 등 당내에서 불거진 공천 관련 잡음과 선거 전망에 관해 그는 “당은 원래 여러 의견이 존재하지만 결국 합리적 대안이 수렴된다”면서 “이번 선거가 쉽지 않겠지만 대선(대통령선거)은 대선이고, 지선(지방선거)은 지선이다. 인물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실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충북지사 선거판이 달아오른다. 충북지사 선거는 민주당 소속 이시종 현 지사가 민선 5~7대 선거에서 내리 3선 하면서 ‘포스트 이시종’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로 알려진 곽상언(51) 변호사가 출마 채비를 한다. 곽 변호사는 지난 21대 총선 때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그는 최근 민주당 중앙당에 예비 후보자 검증 신청을 하는 등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국민의힘 쪽에선 박경국(64) 전 안전행정부 1차관이 지난 10일, 오제세(73) 전 의원이 지난 17일 예비 후보로 등록하는 등 대선 승리 이후 후보자가 줄을 잇는다. 이혜훈(58) 전 의원도 출마 뜻을 비쳤다. 박 전 차관은 지난 2018년 선거 때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 29.66% 득표에 그쳐 이시종 현 지사에 패했다. 오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청주에서 17~20대 4선 했지만 지난해 국민의힘에 입당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도왔다.
이 전 의원은 서울 서초에서 17·18·20대 3선 했지만 지난 대선 유세 때부터 ‘충북의 딸’을 자처하더니, 최근 충북지사 선거 출마 뜻을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아버지가 충북 제천 출신이며,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유년 시절을 제천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 출신 이종배 의원, 괴산 출신 경대수 전 의원, 신용한 전 박근혜 정부 청년위원장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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