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과 허구연 케이비오(KBO) 총재가 10일 오후 한화이글스와 케이티(KT)위즈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시 제공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야구장 신축을 위한 한밭종합운동장 철거가 지역에서 정치 쟁점화한 가운데, 대전시장과 허구연 케이비오(KBO) 총재가 만나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허 총재, 박찬혁 한화이글스 대표는 10일 오후 한화이글스와 케이티(KT)위즈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났다.
이날 만남은 허 총재가 최근 ‘한화이글스가 대전을 떠날 수도 있다’고 발언한 뒤여서 관심을 모았다. 허 총재는 지난달 29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전 야구장 신축과 관련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 지자체에서 구단에 갑질하면서 소중함을 모른다면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가”라며 “구단이 떠나면 팬들이 얼마나 화를 내는지, 정치인들이 얼마나 타격을 입게 되는지 보여줘야 한다. 총재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허 총재 발언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에서 ‘한밭운동장 철거’가 정치 쟁점화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 때 대전야구장 신축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2019년 7월 중구 부사동 한밭운동장 자리를 새 야구장(베이스볼드림파크) 부지로 확정했다. 이를 위해 오는 8월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10월 본 공사 들어가 2024년 10월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2025년 3월 새 야구장이 개장한다.
하지만 박성효(국민의힘) 전 대전시장과 장종태(더불어민주당) 전 대전 서구청장 등 다른 예비후보들은 “대전의 유일 종합경기장을 대안 없이 철거해선 안된다”며 허 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019년 새 야구장 건립을 반겼던 박용갑 중구청장(민주당)도 선거를 앞두고 철거 반대 쪽에 섰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야구장 신축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되자, 허 총재가 연고지 이전까지 들먹이며 경고장을 날린 모양새다. 케이비오 쪽은 “허 총재는 2025년 개막전을 새로운 야구장에서 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이날 허 총재와 만남 뒤 회견에서 “새 야구장 건립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2025년 개장해 개막전을 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스포츠, 지역 경제와 관련된 문제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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