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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찻길사고, 인공 수로에서 두꺼비를 조례로 구하라

등록 2022-04-27 20:57수정 2022-04-28 02:32

청주시의회 인공 수로 폐사·동물 찻길사고 저감 조례 제정
인공 수로 탈출 시설 설치, 생태통로 등 대책 마련 촉구
청주의 한 도로를 통해 이동하는 두꺼비. 청주 두꺼비순찰대 제공
청주의 한 도로를 통해 이동하는 두꺼비. 청주 두꺼비순찰대 제공

콘크리트 배수로·농수로에 빠져 폐사하거나, 동물 찻길사고(로드킬) 등으로 희생되는 개구리·두꺼비 등 소형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조례가 만들어졌다.

충북 청주시의회는 ‘청주시 소형동물 인공수로 폐사 및 동물 찻길사고 저감 조례’를 제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동물 찻길사고 예방 관련 조례는 지난해 경남 거제시, 경기 평택시 등이 제정·시행하고 있지만, 보호 대상에 양서류 등 소형동물을 포함하고 인공수로 폐사 저감까지 확대한 조례를 만든 건 청주시의회가 처음이다.

조례는 인공수로 폐사, 동물 찻길사고 등으로부터 소형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자치단체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문화했다. 조례는 △인공 배수로·농수로 소형동물 탈출 시설 설치 △도로 생태통로 설치 △도로 연석 높이 개선 △소형동물 구조 활동 지원 등 보호 조항을 담고 있다. 또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뿐 아니라 민간 수로 사업을 진행할 때 시장이 사업자에게 인공수로 폐사와 찻길사고 저감 대책을 반영하도록 권고할 수 있게 했다.

조례 제정을 주도한 건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완희 청주시의회 의원이다. 그는 ‘생태교육연구소 터’의 사무국장 등을 지낸 환경운동가 출신이다. 박 의원은 “도로 건설과 함께 조성한 콘크리트 배수로, 습지·경작지 주변 농수로 등에 빠졌다가 밖으로 나오지 못해 폐사하는 소형동물이 급증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단절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으로 설치된 ㄷ자형 콘크리트 수로. 인공수로는 생태계를 단절시켜, 이곳에 빠진 소형 야생 동물들은 헤어나오지 못해 폐사한다. 청주 두꺼비순찰대 제공
인공으로 설치된 ㄷ자형 콘크리트 수로. 인공수로는 생태계를 단절시켜, 이곳에 빠진 소형 야생 동물들은 헤어나오지 못해 폐사한다. 청주 두꺼비순찰대 제공

실제 청주지역 양서류 보호 시민 모임인 ‘두꺼비순찰대’의 지난해 활동일지를 보면, 청주지역 주요 두꺼비 산란·서식지 4곳 주변에서 찻길사고로 희생된 두꺼비가 93마리(연제저수지 41마리, 낙가동소류지 29마리, 성내방죽 20마리, 농촌방죽 3마리)였다. 순찰대는 지난해 이들 4곳 주변 인공수로 등에서 두꺼비 752마리를 구조해 산란·서식지 등으로 옮겼다. 신경아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은 “흙과 풀로 덮인 자연수로를 높이 90㎝ 이상 ㄷ자형 콘크리트 수로로 바꾸면서 두꺼비 등이 한번 빠지면 밖으로 나오기 힘들어졌다. 개발과 사람의 편의 때문에 수많은 소형동물이 희생되고 있어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생태원 장민호 박사가 고안한 인공수로 요철 경사 탈출 시설. 측벽까지 함께 설치해 뱀 등도 이탈하지 않고 탈출할 수 있다. 장 박사 ‘소형동물 탈출 시설 연구’ 보고서 갈무리
국립생태원 장민호 박사가 고안한 인공수로 요철 경사 탈출 시설. 측벽까지 함께 설치해 뱀 등도 이탈하지 않고 탈출할 수 있다. 장 박사 ‘소형동물 탈출 시설 연구’ 보고서 갈무리

박 의원은 조례 제정과 함께 국립생태원 장민호 박사 등이 고안한 미끄럼 방지 요철 경사 인공수로 탈출 시설 설치 등도 함께 제안했다. 박 의원은 “인공수로를 설치할 때 군데군데 경사 30~40도 안팎의 요철 경사 탈출 통로를 함께 설치하면 수로에 떨어진 개구리·두꺼비·뱀 등이 제힘으로 탈출할 수 있다. 동물 찻길사고 빈발 지역은 ‘로드킬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차량이 서행하게 하는 등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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