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전시장 경선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장종태 전 서구청장을 다시 서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상급 단체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를 원래 있던 단체장 후보로 공천한 것은 유권자를 우롱하고 지역 정치를 희화화한 것이란 비판이 거세다. 사실상의 ‘재활용 공천’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대전 서구청장 후보로 장 전 청장을 전략공천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 전 구청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현직인 허태정 시장에게 15%포인트 차이로 졌다. 앞서 민주당 소속 대전 서구 시·구의원과 출마 예정자 16명은 “민주당 서구청장 후보로 장 전 구청장을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장 전 구청장은 민선 6·7기 동안 48만 서구민을 위해 가장 앞장서서 적극 행정을 펼친 유능한 행정가”라며 구청장 재공천을 요구했다.
장 전 구청장의 서구청장 ‘리턴’에 김인식 대전시의원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장 전 구청장을 서구청장에 공천하는 것은 민주당의 정치적 자멸 행위”라고 반발했다. 그는 민주당의 서구청장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가 경선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출마와 탈당을 선언한 바 있다.
민주당은 대전 서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했다가 경선 과정에 청년이 참여하는 ‘청년전략선거구’로 변경했으나, 시당 청년위원회 소속의 1명을 뺀 나머지 예비후보들이 당의 방침에 반발하며 경선에 등록하지 않자 다시 전략공천으로 방식을 바꿨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