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작물 진단키트로 검사한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 고추모틀바이러스(PepMoV), 고추연한얼룩바이러스(PMMoV) 검사 결과. 국립원예특작환경과학원 제공
원예작물에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와 세균 종류를 알 수 있는 진단키트가 조만간 농가에 보급될 전망이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29일 간이 진단키트 9종 1204점을 15개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보급했다고 밝혔다. 진단키트 연구와 개발은 국립원예특작환경과학원이 맡았다.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 멜론괴저반점바이러스(MNSV) 등 바이러스 6종과 풋마름병, 시들음병, 역병 등 세균 3종을 진단해 낸다.
바이러스병과 세균병은 증상이 유사한 경우가 많지만 방제방법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진단키트는 원예작물에서 검삿감(검체)을 채취한 뒤 시약에 섞어 검체점적부위에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결과 창에 두 줄이 나타나면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와 사용법이 비슷하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지난해 바이러스·세균 17종 진단키트 1862점을 시·군에 보급했으며, 이 가운데 887점을 사용해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104건, 박과진딧물매개황화바이러스(CABYV) 23건,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 18건, 호박황화모자이크바이러스(ZYMV) 17건 등 모두 211건의 바이러스·세균 감염을 확인했다.
양현민 지도사는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면 2~3일이 걸려야 결과가 나오는데 진단키트는 15분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신속하게 대처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진단키트는 그동안 생산량이 적어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했으나 국립원예특작환경과학원이 올해 민간업체와 상용화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내년에 농가 직접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이전 대상은 채소 17종, 화훼 3종, 약종 2종 등 22종이다. 지난 2020년 멜론, 수박 등 박류에 큰 피해를 준 황화바이러스에 대한 진단키트 연구도 개발하는 대로 상용화할 방침이다. 원예특작환경과학원 조인숙 박사는 “민간업체에서 진단키트를 상용화하면 그동안 제한적으로 보급하던 진단키트 공급이 원활해 지고 가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