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14일 충북도의회 현관에 가축 분뇨를 뿌리고, 충북도의회의 몽골 방문을 비판했다. 오윤주 기자
충북도의회가 몽골 의회·기업 등과 우호 교류협정 등을 위한 국외 출장을 추진하자 한 단체 대표가 충북도의회를 찾아 임기 말 혈세 낭비라며 오물을 뿌렸다. 충북도의회는 몽골 정부, 의회 등과 약속된 공식 방문이라며 혈세 낭비 지적을 부인했다.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14일 충북도의회 현관에 가축 분뇨를 뿌렸다. 애초 의회로 들어가려다 청원경찰 등에 막히자 봉지에 든 가축 분뇨를 뿌리고, 가지고 온 회초리를 두고 자리를 떴다. 회초리는 의회를 체벌하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이 고유가, 고물가로 허덕이는데 임기 종료를 앞두고 혈세를 들여 해외에 가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몽골에 가는 의원들은 이번에 모두 낙선한 이들이다. 가지 말라고 항의하려고 도의회를 찾았으며, 외유성 몽골행을 강행하면 의회를 고발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충북도의회는 이날 몽골 방문 일정을 공개하고, 외유성·혈세 낭비 지적을 반박했다. 이 일정을 보면, 박문희 충북도의회 의장과 의원 3명, 충북도의회 직원 5명 등 9명은 몽골 울란바토르 시의회 초청으로 오는 15~19일 몽골을 방문한다. 예산은 1900여만원이다.
방문 주목적은 몽골 울란바토르 시의회와 우호 교류협정이다. 두 의회는 의정활동 정보 공유, 경제·문화·체육·관광·교육·의료·농업·일자리 창출 분야 교류 증진,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기술 지원 관련 협의를 진행할 참이다. 김대진 도의회 총무담당관은 “충북 기업과 몽골 기업 수출 계약·설명회, 몽골 국회와 몽골 환경관광부·보건부 등 정부 방문, 주몽골 대사관·한인회 간담회, 코트라 방문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외유·혈세 낭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의회 교류는 지난해 10월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협의를 위해 방문한 홀트마깅 바톨가 전 몽골 대통령과 충북도의회 사이의 협의 과정에서 성사됐다. 김 담당관은 “애초 지난해 12월 방문하려다 코로나로 연기된 바 있다. 현 11대 의회에서 협정하고, 자매결연 등 추가 교류는 다음 의회 몫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문희 충북도의회 의장은 “거의 틈이 없을 정도로 공식 일정을 수행하는데 외유로 보는 것은 속상하다. 몽골 정부와 의회와 한 약속이고, 지역 기업 등에 도움을 주려고 방문하려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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