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세종시 감사위원회가 감사에 착수했다. 과중한 업무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유족의 주장에 따른 것이다.
세종시 감사위원회는 29일 세종시 본청에서 일한 공무원 ㄱ(28)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위와 관련해 감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 26일 새벽 1시께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범죄와 관련된 흔적이 없어 ㄱ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남부경찰서 관계자는 “ㄱ씨에 대한 부검 1차 소견에서도 타살 혐의점은 없었다. 정확한 사인은 최종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동기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ㄱ씨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직장 내 괴롭힘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ㄱ씨는 시청 본청으로 전입해 온 지난 2월부터 석 달 동안 매달 50시간 넘게 초과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 쪽은 “ㄱ씨가 최근 간부로부터 직원들 보는 앞에서 질책을 받았다”고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지난 28일 세종시청을 찾아 이런 내용을 호소했고, 같은 날 세종시는 감사위원회에 이 사건과 관련한 진상 파악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ㄱ씨를 질책했다고 지목된 간부는 “(질책한) 기억은 없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입장이 다를 순 있다. 그런 부분은 옆의 다른 직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ㄱ씨와는 수시로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하고, 저를 어려워하지도 않았다. 동료들과도 잘 지냈다”며 “4월까지는 일이 많은 적도 있었지만, 5월부터는 직원도 보강돼서 일이 많지는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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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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