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지역화폐인 ‘온통대전’의 충전 한도액과 캐시백 비율을 줄이기로 했다. 가용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온통대전 폐지까지 고민하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뜻에 따른 조처다.
대전시는 7일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온통대전의 월 충전 한도를 30만원으로, 캐시백 비율을 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캐시백은 매달 70억원 소진 때까지만 지급한다. 매달 정해진 예산이 떨어지면, 그달의 캐시백 지급은 중단된다.
이번 달까지는 기존대로 월 충전 한도 50만원에 10%의 캐시백 비율을 유지하고, 164억원의 예산이 떨어지면 캐시백 지급이 중단된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9월 예정된 추경 편성 전까지 예비비 140억원을 추가로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또 대전시는 향후 온통대전을 지속할지도 원점에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유철 대전시 소상공인과장은 “온통대전은 2020년 5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출범해 코로나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 창구로 큰 역할을 했으나 연간 2500억원의 막대한 예산 투입과 지역별·업종별 소비 쏠림, 소득수준별 소비 불균형 문제 등이 지적됐다”며 “온통대전을 통한 소비가 급속히 팽창하면서 캐시백 소요 예산도 가파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하반기 정부 지원이 끊기고, 내년도 정부지원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전액 시비로 매년 2500억원을 충당하는 것은 재정 여건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대전시의 조처는 새로 취임한 이장우 대전시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 시장은 지난 1일 취임식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온통대전 캐시백을 기존 10%에서 최소 5%로 줄이고 , 긴급 자금을 투입해 올해 말까지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말에는 아예 온통대전을 폐지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며 “온통대전 1년 예산이 2500억원, 4년이면 1조원인데 그 돈을 대전 발전·미래를 위해 좀 더 효율적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온통대전은 지난 6월 말 기준 63만명이 사용하고 있고, 1인당 월평균 34만원을 이 화폐로 쓰고 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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