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도우미 이은희(왼쪽 둘째)씨와 괴산 문광면 봄봄 도우미들. 괴산군 제공
충북 괴산엔 봉사 동아리 ‘희망 동행 봄봄’(봄봄)이 있다. 봄봄 회원들은 자신의 차로 움직임이 불편한 홀몸 노인, 장애인 등과 동행해 병원·약국을 오가거나 보살핀다.
봄봄은 지난 4월 자원봉사자 20명으로 꾸렸다. 나이 40대부터 70대까지, 직업도 주부·주민자치위원·생활지도사 등 다양하다. 이들은 자신들이 생활하는 마을의 홀몸 노인·장애인 이웃 등을 돌보고, 만나보고, 들여다본다. 그래서 동아리 이름도 ‘봄봄’이다.
봄봄은 괴산군 주민복지과 희망복지원팀 김민정(41) 주무관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시골 지역이라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고, 대부분 자식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노인 등이 복잡한 병원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고려했다. 김 주무관은 “10년째 홀몸 노인 등을 대상으로 복지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병원·약국 등을 오가는 데 불편을 겪는 것을 보고 ‘봄봄’을 제안했다. ‘봄봄’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등의 손발이 돼 든든하다”고 말했다.
봄봄 도우미 20명은 괴산읍뿐 아니라 주변 문광면, 칠성면의 홀몸 노인 등 움직임이 불편한 이웃 36명을 돌본다. 이들은 차로 어르신 등을 병원으로 모셔가는 데 그치지 않고, 접수·수납·진료·처방 때도 자식처럼 함께한다. 괴산군은 봄봄 도우미 활성화와 확산을 위해 이들에게 동행 활동비(1차례 1만5천원)를 지원한다.
칠성면 봄봄 도우미 김은숙(52)씨는 봄봄의 본보기다. 김씨는 2007년부터 마을의 장애 청소년이 서울 등의 병원으로 진료를 다닐 때마다 동행했다.
봄봄 도우미 이은희 씨(오른쪽 분홍색 마스크 쓴 이)가 보건소에서 동행한 어르신의 건강 상태 등을 의료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문광면 봄봄 도우미 이은희(49)씨는 문광면뿐 아니라 이웃 괴산읍에 거주하는 ㅅ(87)씨 등 7명의 병원 진료를 돕는다.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ㅅ씨는 평소 택시를 이용해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은 뒤 10분 남짓 걸어서 약국 처방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씨가 자신의 차로 동행하면서 불편을 크게 덜었다. ㅅ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약 타러 가려면 차 타고, 걷고 하느라 온종일이 걸렸다. 봄봄이 진료부터 처방까지 동행해 주니 너무 편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씨는 “부모님을 병원에 모셔가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웃 어르신들이 병원 갈 걱정 없이 생활하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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